“자기야 카드명세서 이것 뭐야”...아내가 따지기 시작한 이유 [생생유통]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2. 12. 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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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통업계는 지난 3년간 고통받게 하던 코로나19로 여전히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리오프닝 기대와 보복소비 심리 강화로 백화점은 두자릿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고통이 심화하며 기업들은 저마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쳤다.

유통업계의 화두가 됐던 올해의 7대 뉴스를 꼽아봤다.

1. 고물가에 식품가격 줄줄이 인상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내 월급빼곤 다 올라”

올해 유통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인 원재료 대란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밀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곡창 지대인데, 이 지역이 전쟁에 휘말리면서 밀과 팜유 등의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각종 원부자재값이 상승하면서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전쟁 여파에 물류비와 인건비까지 오른 것은 덤이었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서는 고환율 위기까지 위기가 심화했다.

라면과 우유,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이 치솟았다. 국내 라면 1위 기업 농심은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1년 만인 올해 9월 또 한 차례 가격을 올렸다. 통상 가격 인상 간격이 4~5년 수준인 라면 업계에서 이례적인 결정으로 꼽혔다. 팔도와 삼양식품, 오뚜기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치킨, 피자, 버거, 커피 등 외식 물가도 연이어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대폭 늘어났다. 서울 지역에서 삼겹살, 냉면, 쩌장면 등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 가격은 올 한해 5~15%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례로 올해 서울 지역 삼겹살(국산·200g)의 평균 판매가는 1만8954원이었는데, 올해 1월 1만6983원 대비 11.60%나 뛰어올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로 ‘소비심리 악화’(51.3%)였다.

가격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새해 1일부터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은 각각 펩시콜라와 코카콜라 가격을 인상한다.

2. 백화점은 명품으로 ‘나홀로 호황’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루이비통 남성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바짝 얼어붙었지만, 패션과 명품 수요는 지속하면서 백화점만은 활짝 웃었다. 백화점 3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엔데믹 분위기서 보복소비 현상까지 더해졌고, 특히 명품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고물가 기조에서도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1.73% 증가한 2조341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누적 매출은 1조8184억원, 1조6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92%, 9.23% 증가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말까지 매출이 2조8500억원(추정)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처음으로 2조원 매출을 달성한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연말까지 2조4000억원(추정)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조원대 매출을 달성한 두 점포를 포함해 올해 1조원 매출을 넘어서는 백화점은 전국 11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경기에 소비가 좌우되지 않는 VIP 고객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최대 40%를 차지한다”며 “양극화가 더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3. 만년적자 쿠팡 첫 흑자전환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의 모습. <사진=박형기 기자>
쿠팡은 2014년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래 8년 만인 올해 3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6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와 “곧 망할 것”이라는 경쟁사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전국 30개 지역, 100여 곳 이상의 풀필먼트센터(FC)를 끊임없이 지으면서 물류 규모의 경제 구축에 성공하며 예상보다 빨리 흑자 전환을 거머쥐었다.

쿠팡에 따르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는 제품 커머스 부문인 로켓배송(익일배송),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배송),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다. 제품 커머스 부문의 3분기 매출은 49억4717달러(약 6조6316억원)로, 원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8%, 직전 분기 대비 약 4% 증가했다. 특히 쿠팡은 이 가운데서도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여내 흑자 전환의 기틀을 잡았다. 신선식품은 재고 관리가 어려운 데 다, 직매입을 통해 새벽배송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정보기술(IT)과 함께 큰 폭의 물류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쿠팡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였다”고 밝혔다.

4. 마트發 반값치킨 열풍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델리코너 앞에 후라이드 치킨 판매를 1시간에 15마리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형기 기자>
국민 대표 간식인 치킨의 프랜차이즈 가격이 한 마리에 2만원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홈플러스가 6000원대 반값치킨을 선보였다. 이어 롯데마트와 이마트까지 줄줄이 5000~1만원대 치킨을 출시하면서 마트발 ‘치킨대전’이 벌어졌다.

먼저 홈플러스가 출시한 ‘당당치킨’은 ‘당일제조·당일판매’의 앞글자를 따왔다. 대량 구매를 통해 매입 가격을 낮추고, 마진을 줄여 고객에게 저렴한 마리당 6990원으로 가격을 맞췄다. 롯데마트의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은 한 마리가 살짝 아쉬운 이들을 위해 한 마리 반 구성으로 1만5800원에 팔았다. 이마트도 9980원의 가성비 치킨 ‘5분치킨’을 선보였다.

대형마트가 저가에 상품을 판매해도 이윤이 남는다고 밝히면서 2만원 가까이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5. 편의점 디저트 대세는 ‘크림빵’
편의점 CU의 올해 대박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사진=CU>
올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선보인 크림빵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가 편의점 디저트 열풍을 주도했다. GS25는 ‘브레디크’ 시리즈를 내놨고, 이마트24도 대구 지역 유명 빵집 중 하나인 ‘근대골목 단팥빵’과 협업한 모델로 맞불을 놨다.

CU의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는 이달 들어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만 1500만개를 기록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6만개, 시간당으로는 2600개가 판매됐다. 이달까지는 누적 1900만개를 팔았다. GS25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레디크’도 출시 후 약 600일 만에 3000만개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잘나가는’ 디저트다.

이들 크림빵 돌풍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반을 갈라 내용물을 보여주는 ‘반갈샷’을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업로드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빵을 구매한 뒤 맛보다 인증샷이 먼저인 시대가 된 것이다.

6. 고환율로 면세업계 울상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 환율상승률에 따른 할인 이벤트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이승환 기자>
엔데믹 분위기에 매출 증대를 기대하던 면세업계가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여름 해외여행 수요가 소폭 증가하고 정부가 여행객의 면세한도를 800달러로 올리는 등 면세업계 전반의 장밋빛 분위기에도 달러당 원화값은 1400원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1200원대의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환율은 4월에는 1250원을 넘어섰고, 6월에는 1300원, 9월에는 1400원대를 돌파했다. 이에 일부 제품이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거나,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면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자, 면세점들은 가격 방어와 함께 국내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내놨다.

다만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1조8855억원으로 2020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이 이달 7일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 등을 통한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7. 한달만에 4번 사과한 SPC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박형기 기자>
국내 최대 제빵·외식기업인 SPC그룹은 산업재해 발생 이후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 10월 중순 SPC그룹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허영인 회장의 사과 등 한달만에 4차례나 대국민사과를 진행했으나, 안전장치가 미비했고, 작업 규정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논란 등에 휩싸이며 비판을 받았다. 추후 현장 조사 감독관의 서류 유출 등 대응이 미흡했고, SPC그룹 전사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기도 했다. SPC그룹은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생산시설에 대해 안전진단을 펼치는 등 이미지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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