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서 한국 풍경까지 렌즈에 담은···‘사진에 미친 사람’ 김중만 별세
유명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31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폐렴으로 투병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54년 강원 철원군에서 태어나 군의관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떠났다. 프랑스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으로 진학해 서양화를 공부하다 사진으로 진로를 바꿨다. 1975년에는 프랑스 니스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76년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80인’에 최연소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에는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받았다.
해외에서 ‘엘르’ ‘보그’ 등 패션잡지와 일하던 고인은 1979년 귀국해 유승준, 신화, 강타, 성시경 등 1000여 명의 스타들을 찍으며 상업작가로 활약했다. 영화 <괴물> <타짜> <달콤한 인생> 등의 영화 포스터도 촬영했다.
2006년에는 돌연 상업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한국과 세계 곳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국 사진작가로서는 최초로 소더비 경매애 등재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여러 차례 자선 사진전을 열었다. 2014년에는 박찬욱 감독과 스마트폰으로 찍은 자선 사진전을 열고, 이듬해에는 ‘아트 슈퍼마켓’을 열어 입장료 수익을 저소득층 안과 수술에 전액 기부했다. 2018년에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 10주년과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차별을 넘어 희망으로’에 참여했다.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 걸렸던 훈민정음 병풍도 고인의 작품이다.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작품의 제목은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이다.
올해 초 브뤼셀 사진축제 참가를 앞두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결국은 자기 뿌리에 대한 애정이다. 우리 것에 스케일과 아름다움을 보태서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첫째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과 어깨에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과 천안함 46용사를 기억하기 위한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소니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가장 이기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느낀다”며 “‘사진에 미친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즐겁고 기쁘겠다”고 말했다.
빈소는 내년 1월1일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같은달 3일.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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