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900원 배당 보고 들어갔는데…이틀새 주가가 1400원 빠졌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2. 12.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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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에 거래를 마쳤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8일 배당락 이후 이틀 동안 국내 증시가 크게 빠지면서 막판 배당주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멘붕에 빠졌다. 주당 예상 배당금보다 주가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는 배당락일이었던 지난 28일 -2.24%, 전날 -1.93% 등 연이틀 급락했다.

단 이틀 만에 지수가 2332.79에서 2236.40으로 96.39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배당락은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진 시점을 말한다. 배당락 전날이 배당기준일이다. 국내 주식 거래는 매매 체결부터 실제 입고까지 이틀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는 연말 폐장인 29일을 이틀 앞둔 27일이 배당기준일, 28일이 배당락일이었다.

배당으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줄어드는 만큼 기업 가치도 하락한다. 올해는 이로 인한 주가 하락폭이 -1.56% 정도로 추산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실제로는 이틀 동안 4.13%나 지수가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피 시가 배당률 2.3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통상 이론적인 숫자보다 실제 주가 하락폭이 적은 게 일반적이다. 이전까지는 배당락으로 주가가 빠져도 배당금을 감안하면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보통 이론현금배당락 지수는 1% 중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배당락일에는 -0.89% 하락했고 지난 2020년엔 0.42% 올랐다. 지난 2019년과 2018년에도 각각 0.29%, 0.02%의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 배당락 직후에는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급락세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배당기준일인 지난 27일 하루 동안에만 1조489억원을 순매수했던 기관 투자자는 지난 28일 8286억원, 29일 576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시총 상위종목과 고배당주가 크게 빠졌다. 코스피 시총 1~3위인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는 이틀 동안 각각 4.81%, 4.70%, 2.59% 하락했다.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주가 낙폭이 컸다. 기업은행은 올해 주당 850~9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틀새 주가가 1만1200원에서 9820원으로 1380원(12.32%↓) 하락했다.

KB금융(-5.82%), 신한지주(-6.38%), 하나금융지주(-7.17%), 우리금융지주(-11.15%) 등 4대 지주도 모두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나타냈다. 이중 KB금융과 신한지주는 분기배당,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이지만 배당락을 피해가진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배당락으로 인한 과매도 저평가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이슈, 금융투자의 배당차익거래, 숏커버, 수익 정산 등의 연말 수급이슈가 마무리됐다”라며 “이제부터는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며 현금흐름과 실적 성장성이 좋고 저평가까지 부각되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을 잠식하게 하는 것이 시장의 주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상반기 중에는 연초에 이러한 시장의 자정작용이 큰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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