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팍팍하고, 미래 불안 여전…"그래도 내년엔 토끼처럼 깡총 뛸래요"
경기불황·미래세대 불안 호소 "새해엔 행복 가득하길" 희망
(춘천·강릉=뉴스1) 한귀섭 윤왕근 기자 = "손님은 줄고, 아이들 취업도 힘들고. 그래도 내년엔 희망을 품고 토끼처럼 깡총 뛰어야죠."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어느덧 우리 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역시 사상 유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지난 2년 간 연말보다는 각종 모임이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에 <뉴스1> 은 '달리는 살롱'인 택시 안에서 임인년(壬寅年)을 보내는 강원도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9일 오후 6시 40분 춘천 명동. 예년 같으면 퇴근시간과 연말 분위기로 인파가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이날 시내 상권은 한가하다 못해 썰렁했다.
이날 기자와 동행한 택시기사 성도용씨(60)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성씨는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연말연시 대목에도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며 "해마다 택시 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손님을 기다리길 20여 분, 드디어 첫 손님이 탔다. 연말을 맞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가던 최정빈군(17)이다.
최정빈군은 올해 강원외고에 입학한 '새내기 고등학생'이다. 사회에 뛰어들기에 아직 시간이 남았음에도,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해 보였다.
최군은 "올해 외고에 입학해보니 생각 만큼 쉽지 않았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중국어 능력 시험(HSK) 4급까지 따는 등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로에 대한 걱정은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는 '다가온 현실'이다.
오후 7시 30분쯤 택시에 탄 강원대 학생 노다연(22), 김나연씨(22)는 꿈에 그리던 캠퍼스 생활 대부분을 코로나 팬데믹 속에 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 대학생들이 누리던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도 못했고, 취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은 훨씬 더하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지나갈듯하니 어느새 졸업생이 되어간다”며 “준비해놓은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취업할 때가 다가와 취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끝이 안보이는 코로나 터널을 지나는 자영업자들에게 새해는 '희망'보다는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날 오후 8시쯤 택시에 탑승한 50대 자영업자 A씨에게 이 같은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지인과 간단한 연말 술자리를 갖고 일찍 들어간다는 A씨의 취기어린 얼굴에서 근심이 보였다.
싱크대 제작업을 하고 있다는 A씨는 “싱크대 교체나 주문, 수리 하는 사람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렵다”며 “내년에는 경기가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 같은 걱정은 비단 춘천시민 뿐 아니다.
깊어지는 경기불황 속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같은 날 강릉의 한 택시에서 만난 김종찬씨(38)는 "결혼 이후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하다가 올초 꿈에 그리던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왔다"고 기뻐했다.
김씨는 "기쁨은 잠시,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불안한 부동산 시장 등으로 육아와 미래를 설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년엔 물가부터 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힘든 한 해 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해이기도 했다.
춘천 퇴계동에서 탑승한 이정언씨(23)는 올 한해 춘천의 건축회사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내년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씨는 “군대도 다녀왔고, 이제는 취업할 일만 남았다”며 “한 달간 건축회사에서 좋은 경험도 했고, 건축기사 자격증을 따는 등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가을 강릉에서 식당을 개업했다는 김모씨(36)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차렸다"며 "주변에선 코로나 시국에 자영업에 뛰어드냐며 극구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메뉴개발과 매장 인테리어에 엄청난 신경을 썼고, SNS마케팅에도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손님들의 반응이 오고 있다"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열심히 해서 토끼의 해인 만큼 깡총 뛰어오르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소망을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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