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서울대 합격해 크게 한턱 쐈는데…“엄마, 저 등록 안 할래요” [스물스물]

박윤구 기자(ygpark19@mk.co.kr) 2022. 12. 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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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신소재·경제학 등
서울·연세·고려 34개 학과
수시합격자 이탈 줄이어
일부 학과 추가합격률 200%
연세대학교 캠퍼스 전경 <자료= 연세대>
2023학년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수시 전형에 합격하고도 끝내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이 31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나 의약학계열에 ‘중복합격’한 수험생들이 연쇄 이동한 여파로, 일부는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마저 포기했다.

3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2023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6699명 모집에 나섰지만 6381명만 최종 등록했다. 이에 따라 미등록자 318명(농어촌전형 2명 포함)이 정시로 이월되면서 대학별 정시 최종 선발인원이 확정됐다.

학교별로는 서울대는 2056명 모집에 33명(1.6%)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는 2110명 모집에 138명(6.5%), 고려대는 2533명 모집에 147명(5.8%) 미등록자가 발생했다. 계열별로는 전체 미등록 인원의 절반 이상이 자연계열 수험생으로 집계됐는데, 서울대는 자연계열 비중이 무려 87.5%에 달했다.

자연계열에서는 학과별로 고려대 컴퓨터학과(24명),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23명), 연세대 융합과학공부(16명), 고려대 신소재공학부(12명) 순으로 미등록자가 많았다.

서울대에서 미등록자가 가장 많은 자연계열 학과는 조선해양공학과(5명)로 나타났다. 의약학계열인 서울대 약대(1명), 서울대 치대(1명), 연세대 치대(1명) 등서도 이탈자가 발생했다.

인문계열에서는 연세대 융합인문사회과학부(15명), 연세대 경제학부(15명), 연세대 정치외교(8명), 연세대 경영(8명) 등 미등록 상위 4개과가 모두 연세대 소속으로 집계됐다.

고려대는 경제학과(7명), 서울대는 지리교육과(2명)에서 수시 미등록자가 많았다.

일부 학과는 수시 이탈자가 속출하면서 무려 200%에 가까운 추가합격률을 기록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는 71명 정원에 추가합격자만 141명에 달하며, 모집인원 대비 198.6%라는 추가합격률이 나왔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또한 41명 모집에 81명(추가합격률 197.6%)이 추가합격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자료= 서울대>
대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 공학과는 40명 모집에 72명 추가합격(180%),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20명 모집에 24명 추가합격(120%)으로 집계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시 추가모집은 서울대가 2차, 연세대는 4차, 고려대는 3차까지 진행했다.

이른바 ‘서연고’ 대학 외에도 서강대(15명), 이화여대(50명), 성균관대(43명), 동국대(20명) 등 서울 시내 주요대학 대부분이 수시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선발인원을 이월했다.

그러나 올해 수시 이월 인원이 작년보다 감소하면서 정시 전형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에서는 의약학 계열과 서울대 학과로의 진학,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진학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시 이월 규모가 줄어든 측면에서는 서울권 소재 대학 정시 경쟁률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학사에 따르면 올해 수시 이월 인원은 작년보다 100명 가량 감소했다. 대학별 수시 선발인원 자체가 줄어든 데다 각 대학이 추가합격 등을 통해 최대한 학생들을 충원한 결과로 분석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 이월로 정시 모집) 인원이 대폭 늘어난 학과에 지원이 집중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시간 경쟁률을 함께 확인하며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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