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의 이단아이자 프런티어로 불리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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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천(54) 대구 북구SC(스포츠클럽) 감독은 지역 야구계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야구계의 프런티어'로 통한다.
2020년 U-13, U-16팀을 만들어 클럽 팀으로는 전국 최초로 초·중등 엘리트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클럽 팀의 엘리트 대회 참가를 마뜩찮게 보는 시선에도 꿋꿋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홍 감독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학생들이 야구를 한다면 더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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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 포지션까지 선수들이 상의해서 자율적 결정
다양성을 기반으로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 부여
홍순천(54) 대구 북구SC(스포츠클럽) 감독은 지역 야구계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야구계의 프런티어'로 통한다.
2020년 U-13, U-16팀을 만들어 클럽 팀으로는 전국 최초로 초·중등 엘리트 대회에 출전했다. 2023년에는 U-19팀 클럽팀 창단과 함께 전국 최대 규모인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출전을 선언했다.
그는 프로 경력 5년차의 야구 감독이지만 야구와는 동떨어진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방과 후 스포츠 강사, 염소 농장 대표, 격투기 프라이드 효도르 에이전시, 한국 최초 아파트 방문 세차회사 대표, 2008년 러시아 모스크바 삼보 대회 국가대표팀 단장, 연예인 야구단(플레이보이즈) 수석코치 등.
1990년대 아마야구 '좌 승엽(현 두산 이승엽 감독) 우 승관'으로 불렸던 대구상원고 김승관 감독의 매형이기도 하다. 이승엽 감독 역시 그를 매형이라 부를 만큼 유대감이 강하다.
그는 클럽 팀의 엘리트 대회 참가를 마뜩찮게 보는 시선에도 꿋꿋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야구 저변확대와 아이들을 위해 좀 더 크게, 멀리 봐달라고 호소한다.
그 이면에는 홍 감독이 추구하는 선진국형 체육 시스템을 한국에 뿌리내리겠다는 신념과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이기는 야구'보다 '즐기는 야구'로 가야한다는 소신뿐 아니라 다양성을 기반으로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강조한다. 홍 감독은 맡은 팀의 타순, 포지션, 선발투수까지 선수들이 상의해서 결정하도록 한다. 감독은 말 그대로 매니저 역할만 한다.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닫도록 도우미 역할만 하고 있다.
그의 학생야구 철학은 취미- 심화 – 엘리트로 이어지는 3단계다. 야구를 좋아 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즐기는 취미 단계, 보다 높은 기량과 야구를 열망하는 아이들이 찾는 심화 단계, 마지막으로 전문 선수를 목표로 하는 엘리트 단계까지.
홍 감독은 이런 구조가 되어야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야구 지도자 자격증과 티볼 지도자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초·중학교에서 연식 야구와 티볼을 방과 후 수업으로 지도하고 있다.
종종 방과 후 수업 중 운동신경이 탁월한 아이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홍 감독은 "엘리트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학생들이 야구를 한다면 더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가 맡고 있는 대구 북구SC 팀 선수 중에는 전교 10등 이내에 드는 학생이 3명, 심지어는 전교 1등하는 친구도 있다. 이들이 추후 사회에 진출해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에서 리더가 되어준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한다.
홍 감독은 "이기는 야구가 아닌 즐기는 야구, 잘하는 선수만 뛰는 야구에서 함께 참여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야구, 학업과 병행 가능한 야구를 어른들이 구축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되면 저변이 확대돼 엘리트 선수 또한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는 신념이다.
다만 지금은 엘리트 스포츠에서 클럽 스포츠로 넘어가는 과도기라 판단하고 있다. 홍 감독은 "후회없이 한번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것이 자신이 야구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 돌려줄 수 있는 봉사의 기회라는 생각이다.
박상은 기자 subutai117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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