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랑이 셋 중에서 동남아 최고봉 주인이?...박항서 ‘큰형님 효과’ [신짜오 베트남]
[신짜오 베트남-226]지금 동남아시아에서는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 한창입니다. 이 대회는 ‘동남아의 월드컵’이라 불릴만큼 주목도가 높은 대회입니다. 동남아에 속한 나라들이 조별예선을 거쳐 4강에 오르는 4팀을 가려낸 뒤,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컵을 놓고 다투는 대회입니다.
아직까지 동남아의 어떤 나라도 월드컵에 진출한 적이 없습니다. 박항서 베트남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대회에서 팀을 아시아 최종 예선까지 올린 것이 역대 동남아 축구가 거둔 최고의 성과였습니다. 그러니 이 대회가 ‘동남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 축구의 ‘최고봉’이 누구인지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4강팀 중 무려 3팀이 한국 감독이 이끄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먼저 4강자리를 선점한 팀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첫경기인 라오스 전에서 6대0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을 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팀을 이끌고 출전한 경기중 최다 스코어 차이였습니다. 이어 벌어진 말레이시아 전에서는 3대0의 쾌승을 거뒀습니다. 3차전인 싱가포르전에서는 0-0의 무승부를 거둬 2승 1무로 조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대로 이 대회는 박항서 감독의 ‘은퇴 대회’입니다.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베트남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습니다. 박 감독의 ‘라스트 댄스’가 우승으로 끝날지 많은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박 감독과의 일전에서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4강행 가능성은 무척이나 높은 상황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첫경기에서 미얀마를 1대0으로 꺾고 라오스를 5대0으로 물리쳤습니다. 3일 열리는 싱가포르전에서 이긴다면 자력으로 4강에 오릅니다.
지난 대회에서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가 4강에 오른다면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김판곤 매직’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김 감독은 한국의 축구 행정가로도 유명합니다. 대한민국을 월드컵 16강에 올린 파올로 벤투 감독을 선임한 것은 당시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 감독이었습니다. 행정가에서 다시 일선 감독으로 돌아온 자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팀은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29일 열린 태국과의 일전에서 아쉽게 비겨 2승 1무로 승점 7점을 딴 상황입니다. 득실차에서 한 골 뒤져 2위를 달리고 있지만 2일 열리는 필리핀전에서 승리하면 4강 확정입니다. 필리핀은 캄보디아와 태국에 연패하며 탈락이 확정된 팀입니다. 인도네시아 전력이 필리핀을 앞선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이지만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감독직을 모두 한국인이 맡고 있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한국 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유럽 일부 국가 출신 감독을 데려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당연히 박항서 감독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박 감독이 베트남팀을 맡고 난 뒤, 베트남 축구는 비약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동남아 국가는 자신과 비슷한 레벨이었던 베트남 축구팀이 연일 승승장구하며 놀라운 성과를 내는걸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베트남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고, 아시안게임 4강에 오르는 등 ‘탈동남아’ 급 성적을 내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 아빠처럼, 큰형처럼 한국적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박 감독의 역량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부상 선수에게 자신의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경기 후 선수에게 발마사지를 해주는 모습을 보며 서구의 지도자에게는 없는 한국 특유의 끈끈한 무엇이 팀을 단단하고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체감한 것입니다.
올해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선 두 명의 한국 감독이 결승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투는 상황이 펼쳐질까요. 동남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감독덕분에 한국 축구팬 레이더가 동남아까지 커버하기 시작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대로 나오면 또 대박”…토레스보다 ‘역작 SUV’, 나쁜 남자 유혹 [카슐랭] - 매일경제
- 통화 중 “자기야” 했을뿐인데…남한식 말투 쓴 北대학생, 탄광행 - 매일경제
- 오바마 부인 ‘충격고백’ “두 딸 키우는 동안 대통령 남편은…” - 매일경제
- 삼성도 ‘재고대란’ 못 피하나...10년만에 반도체 적자 위기 [위클리반도체] - 매일경제
- 尹지지율 왜 오르는 걸까, 계속 오를까…청년정치인 4인의 분석 [레이더P] - 매일경제
- “새해부터 매물 폭탄 쏟아질라”…내달 보호예수 2.7억주 풀린다 - 매일경제
- 고개숙인 남자들 주목···“작을수록(?) 아름답다”고 외친 이 나라 [사색(史色)] - 매일경제
- 벤츠 디자이너가 삼성으로 간 까닭 - 매일경제
- 호날두, 결국 사우디 알 나스르에서 뛴다…2025년까지 - 매일경제
- 34살 펠레 미국 계약, 현재 가치로는 490억원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