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H가 간다]"쓰레기를 만드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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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 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친환경 종이는 사용 후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물에 녹아 사라집니다.
"쓰레기를 만드는 것들을 사용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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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 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스타트업들의 땀과 노력, 취준생들의 기대와 희망을 여기 담아 전달합니다.
여성 건강을 위해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콘돔과 여성 청결제 등을 만드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세이브앤코는 제품을 개발할 때 신경 쓰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세이브앤코가 처음 출시한 여성청결제는 거품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초기 제품은 정보가 인쇄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 재활용이 어려웠죠. '쓰레기 없이 여성청결제를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개발한 제품이 바로 고체형 여성 청결제입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대용량으로 들어있던 여성 청결제를 1회 분량으로 나눠 고체로 만들고 친환경 종이로 포장했습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친환경 종이는 사용 후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물에 녹아 사라집니다. 직접 포장재를 물에 넣어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 없어져 신기했습니다. 다른 기업도 사용하면 좋을 텐데 별로 보지 못해 진선희 세이브앤코 제품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물에 녹는 친환경 포장재는 세이브앤코가 국내 최초로 선보였어요. 그래서 아직 모르는 기업들이 많죠. 이 포장재를 수입하려고 박 대표가 직접 미국 출장까지 다녀왔어요."
세이브앤코는 새로 출시하는 제품뿐 아니라 기존 제품들도 친환경 용기로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또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여성 청결제 뚜껑과 분홍색 플라스틱을 함께 녹여 '세이브 업사이클 휘슬'이라는 방범용 호루라기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판매 중인 거품형 여성 청결제 용기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페트, PET)에 글씨를 인쇄해 재활용이 어려워요. 그래서 공병처럼 재활용 용기로 바꾸려고 합니다. 공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도 고민했죠. 공병을 보내준 소비자들에게 최대 6,000원의 적립금을 주고 있어서 회수율이 꽤 높아요."
인쇄 업체와 만나는 자리에 동석해 보니 제품 용기에 붙이는 설명서까지 친환경을 위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날 만남에서 소비자들이 분리수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설명서 용지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인쇄 업체는 투명과 반투명, 양면 인쇄지와 접착력 강한 용지 등 다양한 견본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제품 담당자는 견본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직접 떼었다가 붙여 보며 얼마나 편리한지 살펴봤습니다.
그 자리에서 인쇄업체가 진열 상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스티커도 보여줬습니다. 시중 제품 상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에 띄는 색으로 제품 홍보 문구를 적은 반짝거리는 스티커였습니다. 하지만 제품 담당자는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쓰레기를 만드는 것들을 사용하지 않아요."
제품 성분부터 용기까지 모든 것을 친환경으로 바꾸면 제조 비용과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지 물어봤어요. "친환경 제품을 찾는 기업들이 많지 않아서 가격이 상당히 비싸요. 특히 물에 녹는 포장지는 외국에서 수입해 단가가 굉장히 높죠. 앞으로 이 포장지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서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단가도 떨어질 거예요. 친환경 시장이 더 커져야 하는 이유죠."
박 대표는 친환경 제품을 계속 고집할 생각입니다. "여성 건강을 위해 제품을 만드는 회사여서 건강과 환경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어요. 개인이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보다 기업이 제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고 파급력도 커서 기업들이 앞장서야죠.”
스타트업랩 H(박세인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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