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이어진 익명 기부…희망 선물하는 천사들
[생생 네트워크]
[앵커]
연말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액이 해마다 줄고, '사랑의 온도탑' 온도도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한 가운데 전북 전주에는 23년째 한결같은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익명의 기부자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 기부자를 '얼굴 없는 천사'로 부르고 있는데요, 전주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경인 기자.
[앵커]
올해 연말에는 다른 기부 천사들의 따뜻한 이야기도 많았죠?
[기자]
네, 전북 전주 노송동에 나와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천사공원'으로 불리는 작은 공원인데요,
'희망을 주는 나무'라는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거액을 조용히 기부하는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려 만든 건데요.
열매에는 천사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0년 시작됐습니다.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0여만 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사라진 겁니다.
이후 익명으로 한결같은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올해도 지난 27일 모두 7천6백여만 원이 담긴 상자를 두고 사라졌습니다.
천사가 23년째 기부한 금액은 모두 8억8천만 원이 넘고, 온정은 그동안 6천500여 가구에 전달됐습니다.
<송해인 /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동장> "이번에는 천사님의 메시지를 담아서 전주에 있는 등록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 쓸 예정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매년 10월4일에는 천사의 뜻을 기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축제도 열고 있습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주목받고 있는 건 금액보다도 23년 넘게 계속된 한결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 연말에는 다른 기부 천사들의 따뜻한 이야기도 많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북 남원에는 7년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86살 김길남 할머니가 있습니다.
김 할머니는 보름 전 주민센터에 100만여 원을 맡겼는데요,
올 한 해 폐지와 재활용품을 팔아 마련하고,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받은 쌈짓돈을 보탠 겁니다.
<김길남 할머니 / 작년 12월> "동사무소에 (기부금을) 내고 오면 마음이 그렇게 날아갈 듯이 좋아.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데 안 좋겠어…"
지난주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부산의 한 주민센터에 라면 550박스를 5t 트럭에 실어 보냈습니다.
모두 1천만 원 상당이었는데요,
"익명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전북 익산에는 '붕어빵 아저씨' 김남수씨가 있습니다.
붕어빵을 파는 김씨는 올해까지 11년째 하루 1만 원씩, 1년을 모아 매년 365만 원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천사들의 따뜻한 마음이 추위를 녹이면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천사공원에서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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