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호날두, 사우디 알 나스르에서 뛴다

박강현 기자 2022. 12. 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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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새 둥지를 찾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나스르(Al Nassr)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나스르와 계약을 맺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 /알 나스르 인스타그램

알 나스르는 31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날두와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알 나스르는 “이번의 역사적인 계약은 우리 구단의 성공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와 나라에도 큰 영감이 될 것이다. 호날두를 환영한다”고 했다. 호날두는 성명서를 통해 “유럽 리그에서 목표로 두었던 여러 성취를 맛 봐 행복했다. 이젠 아시아 축구를 경험할 적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동료들과 함께 팀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고 전했다. AP통신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의 계약 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다.

양측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 등에 따르면 호날두는 임금과 광고 수익을 합쳐 매 시즌 2억 유로(약 2699억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호날두는 현재 세계 최고 연봉 선수인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를 넘어 이 부문 1위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음바페의 연봉을 1억2800만달러(약 1614억원)로 추정한 바 있다.

호날두가 중동 리그에서 뛰는 건 커리어 사상 처음이다. 2002년 스포르팅CP(포르투갈)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밑에서 특급 선수로 성장했다. 맨유에서 뛰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작년 8월에 맨유로 복귀했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0경기 18골을 넣는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5회(2008, 2013, 2014, 2016, 2017) 수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우승 등을 일구며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수차례 출장 시간, 선발 제외 등을 두고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과 갈등을 빚어 왔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앞서 영국 TV 토크쇼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Piers Morgan Uncensored)’에 출연해 당시 소속팀 맨유가 그를 배신했고, 텐 하흐 감독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의 인터뷰는 호날두와 맨유 구단 관계에 큰 파장을 미쳤고, 실제로 맨유는 지난달 23일 호날두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 해지를 했다. 이로 인해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소속팀이 없는 ‘무적(無籍)’ 신분으로 뛰었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8강에서 모로코에 0대1로 무릎을 꿇으며 탈락했다.

알 나스르는 2022-2023시즌 현재 리그 2위(승점23·7승2무1패)를 달린다. 선수 황혼기에 접어든 호날두가 유럽 리그를 떠나 한 등급 아래로 여겨지는 중동 리그에서 사실상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리나라 K리그 팀과 맞붙는 진풍경도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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