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재고대란’ 못 피하나...10년만에 반도체 적자 위기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2. 12. 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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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감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체의 감산 속도에 비해 서버와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 감소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께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초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재고 일수는 각각 15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6~7주에 불과했던 재고 일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증권업계는 올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 일수가 39.5주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재고 수준을 보면 내년은 재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11.0%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도체는 지난 8월(-12.8%)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세계 경기 둔화와 정보기술(IT)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생산도 감소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생산능력 대비 실적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1%로 전월보다 0.6%포인트(p) 상승했지만, 반도체(-20.3%), 통신·방송 장비(-26.9%), 전기장비(-9.2%) 등이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2.4% 줄어들었습니다.

수출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제조업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고가 쌓이는 속도로 수출 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데,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1.4% 늘었습니다. 재고와 출하 비율인 재고율은 127.6%로 전월 대비 4.8%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출하가 3.8% 줄어들 때, 재고는 6.2% 늘었습니다.

문제는 재고가 쌓일수록 반도체 업체들이 ‘재고떨이’를 해 가격이 내려가고, 이것이 수익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기준 D램 가격은 지난해 동기보다 4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년 2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반 토막이 난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재고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인 감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 같은 영향으로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1분기 695억원 적자, 2분기 674억원 적자로 예상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7052억원 적자)가 마지막입니다.

대신증권 위민복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업계 내 최고 원가 경쟁력에도 불구, 올 4분기 낸드 플래시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내년 1분기 DS부문 적자, 2분기 D램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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