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탄생’ 윤시윤 “김대건 연기 영광...롤모델 안성기 다시 만나고파”
윤시윤은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에서 김대건 신부를 연기했다. ‘탄생’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이야기이자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다.
윤시윤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소감을 묻자 “큰 영광이다. 저는 기독교가 종교인데, 대한민국의 역사적 인물 중에 종교인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은 기회다. 저에겐 감사고 복된 도전이다. 제가 감당할 수만 있다면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너무 감사하고 벅차게 시작했는데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많은 사람이 기다렸고 염원한 작품이라는 생각에 부담됐다. 바티칸에 시사회를 하러 갔을 때 교황이 ‘이 영화를 만들어줘 감사하다. 동양 나라에서 이 영화 만들어줘 감사하다. 우리도 기다렸다’고 했을 때 너무 부담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연구했고, 프랑스어 중국어 등 외국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연습을 거듭했다.
그는 “역사적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개척했던 인물을 영웅시한다. 청년 김대건을 유교 중심이던 당시 새로운 세상으로 바꿔나간 개척자이자 꿈꾸는 사람으로 봤다. 자료를 보면 아편전쟁이나 국제정세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내셨더라. 그런 인물로 이해했고 표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박흥식 감독님이 공부를 엄청나게 하셨다. 그분이 추천해준 책과 우리나라에 출판된 건 어린이 김대건, 만화 김대건까지 다 찾아봤다. 김대건 신부님의 사진이나 그림 자료가 없어서 많은 사람이 표현하고 많은 사람이 그려낸 것들을 최대한 찾아보고 거기서 교집합을 찾으려고 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실제 김대건 신부와 가깝지 않을까 싶어서 많이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어 대사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시놉시스 느낌의 대본을 받았을 때는 사료에 가까웠다. 이렇게 프랑스어가 많이 나올 줄 몰랐다. 외국어는 한 달 정도 걸렸다. 현실적으로 단어 뜻을 알고 할 수는 없었고 한글화된 프랑스 발음을 외웠다. 한국 사람이 발음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는데, 아랫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내는 연습했다. 발음 훈련을 한 달 정도 하고 나니 입술이 부르텄다. 입술이 헐어서 병원을 다녀올 정도였다. 극 중 설산 신을 촬영할 때 입술 분장이 필요가 없었다. 메이크업 베이스만 바르고 실제 제 입술로 촬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신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유학을 돕는 역관 유진길을 연기한 안성기에 대해서는 존경심을 드러냈다. 안성기는 촬영 당시 혈액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탄생’ 팀 배우들도 기사를 통해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윤시윤은 “안성기 선생님은 배우로서의 꿈 같은 분이다. 안성기 선생님을 따라 하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게 꿈이고 소망이다. 장난도 치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웠고 말도 걸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먼저 말을 걸어주시기도 했다.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해서 아쉽다. 선생님께서도 작품을 보셨을 텐데 ‘선생님을 롤모델로 하고 있는 작은 배우가 이렇게 열심히 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선생님께서 촬영 세팅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말도 안 되는 불편한 자세로 계셔야 할 때가 있었다. 5~10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계셔야 했는데 젊은 배우 중에서도 그렇게 하면 난리가 난다. 나 역시 때로는 예민하고 잠 못자고 그러면 내 걸 찍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그런 배려도 없냐고 합리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편찮으신데도 불편한 자세를 계속 잡아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곧 쾌차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며 안성기와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길 소망했다.(인터뷰②에 계속)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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