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가택연금 중에도 코인 거래"…내달 재판서 무죄 주장할 듯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의 연이은 파산과 구조조정, 코인 가격 및 주가 급락 등을 촉발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가 다음 주 재판에서 사기 혐의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가 보석 조건을 어기고 8억원 이상의 암호화폐 금융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 파산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먼-프리드가 내달 3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뱅크먼-프리드는 현재 보석금 2억5000만 달러(약 3152억5000만원)를 내고 풀려나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가택연금 중이다. 내달 3일 재판에서는 그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할지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앞서 뱅크먼-프리드를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전신 사기 △전신 사기 모의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이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FTX가 설립된 2019년부터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한 계략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을 가상자산 헤지펀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빼돌려 이 회사의 지출과 채무를 충당하고, 대출업체에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 상태 관련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는 지난 11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또 거액의 정치 기부금을 내는 데 사용하고, 바하마에서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검찰은 판단한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2020년부터 다른 사람들의 명의로 정치인 등에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해 미 연방선거위원회(FEC) 속인 혐의로도 기소했다. 그와 그의 지인이 뿌린 선거자금은 최근 몇 년간 70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개인적으로 4000만 달러를 정치 기부금으로 사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무죄 주장 가능성은 그가 미국으로 송환되기 전부터 거론됐었다. 그는 미국 송환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많은 실수를 했지만, 누구에게도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며 사기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다. 이를 두고 WSJ은 뱅크먼-프리드의 이런 주장은 캐럴라인 엘리슨 전 알라메다 리서치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왕 FTX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대조적인 행보라고 지적했다.
엘리슨 CEO와 왕 CTO는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검찰 측은 FTX 파산사태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기 사건 중 하나"라며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의 파산은 가뜩이나 금리인상 등의 고강도 긴축으로 불안한 암호화폐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암호화폐 시세 제공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FTX 파산사태 여파로 올해 초 2조2000억 달러에서 현재 7950억 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 이더리움은 가격은 올해 각각 64%, 67% 급락했다.
한편 FTX 파산이 암호화폐 관련 업계를 비롯해 개인투자자 등 다수 피해자 발생으로 이어졌음에도 뱅크먼-프리드는 반성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가 가택연금 중 보석조건을 여기로 수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뱅크먼-프리드의 보석조건에 법원 허가 없이 1000달러 이상의 금융자산 인출 금지를 포함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30일 온체인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최근 뱅크먼-프리드가 새로 개설한 전자지갑에 이더리움 570개가 송금됐고, 이것이 다시 아프리카 인근의 섬나라 세이셸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거래소 등으로 이체됐다고 보도했다. 그의 전자지갑에 송금된 이더리움의 가치는 68만4000달러로 알려졌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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