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울음소리·냄새에... 밥그릇 치운 60대 유죄 확정

표태준 기자 2022. 12. 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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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자신의 집 주변에 설치된 고양이 밥그릇으로 불편을 겪다 결국 이를 분리수거장에 버린 60대 여성이 재물손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재판장 고연금)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1심과 같은 벌금 70만원에 집행유예 1 년을 선고했다. 500만원 이하 벌금형은 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

A씨는 작년 9월4일 B씨가 아파트 지하실 창문 앞에 설치한 고양이 급여통 1개와 사기그릇 2개를 분리수거장에 버렸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부패한 사료 냄새로 불편을 겪다 결국 이를 치워버린 것이다. 이에 B씨는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급여통 등을 분리수거장으로 옮긴 사실은 있지만 고양이들 식사엔 영향이 없었으므로 재물의 효용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며 “설령 그렇다 해도, 냄새 등으로 피고인이 입은 정신적 및 신체적 고통 때문에 옮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재물손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A씨가 고양이 울음소리, 사료 냄새 등으로 적잖은 고통을 입었다며 벌금형 선고를 유예하며 선처했다.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고, A씨가 상고하지 않으며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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