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11’ 이영지 우승, 1억 삼켰다

안병길 기자 2022. 12. 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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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 쇼미더머니 11



상금 1억원은 이영지가 안았다.

Mnet ‘Show Me The Money 11 (이하 쇼미더머니 11)’ 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나왔다. ‘쇼미더머니 11’의 새로운 하나, 최종 우승의 주인공은 이영지였다.

3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쇼미더머니 11’ 파이널 무대에서 이영지가 1억 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영지는 역대 시즌 최다 도전자, 3만 명이 지원한 시즌 11에서 대한민국 힙합의 현재를 증명하는 NEWONE(뉴 원) 래퍼로 이름 석자를 새겼다. ‘쇼미더머니’ 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로써 이영지는 ‘고등래퍼 3’ 우승에 이어 3년 만에 도전한 ‘쇼미더머니 11’에서도 왕좌를 차지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쇼미더머니 11’ 10회 파이널 방송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 방송가구 기준 1.0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모든 여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종편과 유료방송 플랫폼 기준 1539 타겟 1위, 2049 남녀시청률에서 같은 시간대 1위를 달성했으며 이영지와 자이언티, 원슈타인이 함께 했던 ‘HUG’ 무대는 시청률 1.4%까지 뛰어오르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쇼미더머니 11’ 파이널은 팀 슬레이(박재범 · 슬롬)의이영지, 팀 알젓(저스디스 · 알티)의 던말릭과 허성현, 팀 그릴즈(릴보이 · 그루비룸)의 블라세 4인의 경합 속 두 번의 라운드에 걸쳐 펼쳐졌다. 1라운드는 TOP4의 단독 무대, 2라운드는 프로듀서 합동 무대가 사전 녹화로 펼쳐졌고, 이와 동시에 생방송 문자 투표와 Mnet Plus 앱 투표가 진행됐다. 경연 순서는 이영지, 던말릭, 블라세, 허성현 순으로 라인업이 짜였다.

1라운드의 화려한 포문을 연 주인공은 이영지였다. 프로듀서로서 첫 파이널 진출인 박재범과 슬롬은 작정하고 우승하겠다는 의지로 이영지를 위한 설계를 선보였다. 이영지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슬롬이프로듀싱한 ‘HUG’(허그)라는 곡으로 따스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고, ‘회전목마’의 흥행 주역 자이언티와 원슈타인이 독보적인 음색으로 피처링의 존재감을 빛냈다. ‘ORIGINAL’(오리지널)이라는 곡으로 두 번째 무대에 선 던말릭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타고난 박자감과 강약 조절의 귀재다운 랩 실력을 쏟아냈다. 그의 무대에는 시온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Mne 쇼미더머니 11 파이널



블라세는 피처링 없는 독무대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신 팀 그릴즈 멤버들이 무대 위 갱단 콘셉트로 깜짝 등장해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 노윤하, 칠린호미, 키츠요지, 플리키뱅, 폴로다레드의 에너지를 받은 블라세는 그루비룸이 프로듀싱한 ‘Chosen1’(초즌 원)으로 UK드릴 랩의 정수를 뿜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1라운드 마지막 무대에 오른 허성현은 경쾌하고 레트로한 느낌의 곡인 ‘See you!’(씨 유)로 스타일리시한 랩을 녹여냈다. WSG워너비 SOLE(쏠)이 피처링으로 나와 허성현의 매력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파이널 절반이 끝난 가운데 1라운드 투표집계 결과 이영지가 1위에 올랐고 허성현, 던말릭, 블라세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2라운드의 막이 올라 이영지는 슬롬, 박재범과 함께 우승을 향한 ‘Dejavu’(데자뷰) 무대를 준비했다. ‘고등래퍼 3’ 우승의 순간을 재현한 공연으로, 이영지는 ‘두려워하지 말고 반복되는 상황을 맞이하자’는 의미의 무대를 선사했다. 박재범이 보컬을 맡아 중독성 있는 훅을 펼쳐냈고 이영지는 폭발적인 속사포 래핑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알티와 저스디스는 던말릭의 실력과 매력이 확실히 드러날 수 있는 취향 저격의 비트를 안겨줬다. ‘욕조’라는 콘셉트로 던말릭은 그간의 부담을 에너지로 치환한 무대를 선보였다. 던말릭의 타이트한 래핑에 이어 마마무 출신의 휘인이 세련된 가창력을 곁들였고, 저스디스가 랩과 보컬로 힘을 보탰다.

블라세는 ‘Diamonds’(다이아몬즈)로 2라운드를 찾았다. 음악을 하면서 겪은 시련들과 변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풀어낸 곡으로, 블라세와 릴보이의 환상적인 랩 케미스트리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허성현은 자신이 직접 인트로를 만든 ‘Way up’(웨이 업)으로 파이널 경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1차 때부터 기복 없이 탄탄한 실력을 뽐낸 허성현의 무대는 마지막까지도 폭발력 있게 흘러갔다. 피처링 카모가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고 저스디스는 경지에 오른 실력을 펼쳐냈다. 이날 파이널 무대는 위로와 공감을 메인 테마로 따스하고 훈훈한 에너지를 전해줬다. 스페셜 무대까지 모든 무대가 끝나고 최종 결과 발표의 시간이 있었다. 최종결과로 4위 던말릭, 3위 블라세가 호명되면서 이영지와 허성현은 자동적으로 최종 2인에 이름을 올렸다.

MC 김진표의 입에서 나온 우승자의 이름은 이영지였다. ‘쇼미더머니’의 11번째 주인공이 된 이영지는 “2라운드 곡 제목이 ‘데자뷰’다. 여러분들이 보셨던 광경을 또 한 번 볼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데자뷰’라는 곡의 완성을 우승으로 시킨 것 같다”라며 “‘쇼미더머니’라는 긴 여정 동안 정말 많은 실력자를 만났고 많은 한계에 부딪혔는데 아직도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제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고 여기 있는 모든 이의 여정도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벅찬 소회를 남겼다. 이어 “팀 슬레이 오빠들 너무고맙다. 저를 좋은 길로 인도해주신 재범 님, 슬롬 님이 안 계셨다면 절대 못 했을 성공이다. TOP4를 포함해서 3만 명의 모든 참가자들, 진표 형님께서도 다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보겠다. 앨범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영지를 우승으로 이끈 프로듀서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프로듀서로서 제 역할을 다한 박재범은 이영지에게 단 하나뿐인 우승 목걸이를 걸어주며 축하를 보냈고, ‘흥행 비트메이커’로의 참모습을 또 한 번 입증한 슬롬은 “영지가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로서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억울한 일도 많아 제가 가슴이 아팠는데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트랙을 맡겨주신 재범이 형께도 감사하다. ‘쇼미더머니’에 관해서 입이 너무 근질거리는데 경연 프로그램으로의 오락보다는 참가하는 사람들이 발전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만 더 순수한마음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MZ세대의 아이콘이자 예능 대세인 이영지는 ‘쇼미더머니 11’ 출연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지원 동기로 ‘곡해되지 않는 진심’을 들려주고 싶다던 이영지는 경연마다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가 스며든 공감 깊은 가사들과 타고난 발성, 폭발적인 랩 실력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는 실수와 위기도 있었지만 팀 음원 미션, 본선, 세미 파이널 그리고파이널까지 거치며 더욱더 단단해지는 모습과 납득할 수밖에 없는 실력으로 성장 서사를 그려냈다.

이영지는 이로써 ▲시즌1 로꼬 ▲시즌2 소울다이브 ▲시즌3 바비 ▲시즌4 베이직 ▲시즌5 비와이 ▲시즌6 행주 ▲시즌7 나플라 ▲시즌8 펀치넬로 ▲시즌9 릴보이 ▲시즌10 조광일의 뒤를 이어 시즌 11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쇼미더머니 11’은 ‘NEW ONE’ 래퍼 이영지우승과 함께 2022년 힙합 뉴 제너레이션의 탄생을 알리며 4개월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쇼미더머니’는 국내 힙합신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흐름을 제대로 담아냈으며, 다양한 실력파 뉴페이스 배출에 성공했다. 한국 힙합의 대중화를 선도한 ‘쇼미더머니 11’은 음악 버라이어티 명가 Mnet에서 11년 지속해온 메가 IP의 존재감을 빛냄과 동시에 올해도 MZ세대, 특히 1524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트렌드를 선도했다.

한편, 이날 파이널 무대 위에 오른 음원들은 31일(토) 정오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방송의 여운을 이어갈 ‘쇼미더머니 11’ 전국 투어 콘서트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2023년 1월 15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인천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구에서 ‘쇼미더머니 11’ 전국 투어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서울 공연에서는 네팀의 킹메이커 프로듀서와 팀 음원 미션에 참가했던 래퍼 20인이 전원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총 28팀이 함께 하는 역대급 라인업과 무대가 기대를 더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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