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바람은 절반만 현실로…LG 31승 듀오, 2023년 우승청부사 기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사람이 30승을 만들어주는 게 바람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 1월 말에 LG 유튜브 채널에 출연, 팬들과 소통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 애덤 플럿코에 대한 기대였다. 켈리와 플럿코에게 13~15승 정도 기대한다며, 합작 30승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차 단장의 이 바람은 절반만 이뤄졌다. 켈리는 올해 27경기서 16승4패 평균자책점 2.54로 맹활약했다. LG에서 이미 4년간 활약했고, 내년에 5년차를 맞이한다. 4년간 58승을 쌓았으니, 연간 14승을 했다는 의미다.
플럿코는 28경기서 15승5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결국 켈리와 플럿코가 31승을 합작했다. 차 단장의 기대승수보다 1승 더 해냈다. 굳이 승리가 아니더라도, 여러 세부지표를 봐도 올해 켈리와 플럿코는 KBO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중 하나였다. 이들과 내년에도 함께하는 건 당연하다.
차 단장이 켈리와 플럿코에게 합작 30승을 기대한 건, KBO리그 역사를 돌아볼 때 1~2선발이 30승 안팎을 합작한 팀이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SSG도 김광현과 윌머 폰트가 26승을 해냈고, 2021시즌 KT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고영표가 24승, 2020년 NC는 드류 루친스키와 마이크 라이트가 정확히 30승을 합작했다.
장기레이스도 단기레이스도 선발투수, 특히 1~2선발이 가장 중요하다. 1~2선발이 상대 1~2선발을 압도할 때 팀이 얻는 시너지는 엄청나다. 외국인에이스급 토종투수까지 1~3선발이 강력하면 우승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
LG로선 어떻게 보면 불운했다. 원투펀치가 단장의 기대보다 1승을 더했음에도 페넌트레이스 2위, 플레이오프 패퇴를 맛봤다. 타선과 불펜이 리그 최강인데도 우승까지 가지 못했다. 사실 토종 3~5선발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약점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켈리와 플럿코의 31승 합작에도 우승하지 못한 건 LG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차 단장의 바람은 절반만 이뤄진 셈이었다. 외국인 1~2선발이 30승을 합작하면 우승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LG는 염경엽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다. 작년과 전력은 거의 비슷하다. 주전포수가 유강남(롯데)에서 박동원으로 바뀐다. 오히려 채은성(한화) 공백이 있다. 어떻게든 켈리와 플럿코가 다시 30승을 합작해야 작년과 같은 힘을 기본적으로 깔아놓고 1위 싸움을 할 수 있다. 그만한 능력은 있는 투수들이다.
켈리는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6.8km가 찍혔다.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의 일관성 있는 커맨드도 장점이다. 플럿코는 패스트볼 평균 145.9km에 포심 비중이 높았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도 섞었다. KBO리그를 경험해본 만큼, 갑자기 크게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켈리와 플럿코가 LG의 우승청부사가 될 수 있을까. 본래의 실력만 발휘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LG로선 김광현(SSG), 안우진(키움)급 토종에이스가 없는 현실서, 켈리와 플럿코의 경쟁력이 우승전선에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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