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말 들을걸…올해 나스닥 손실 10% 줄일수 있었다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2. 12. 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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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올해 수익률 -33% 마감
서학개미 실제 수익률은 -22%
이창용 총재 “환율 정상화 생각해라”
당시 손절했으면 -13%로 선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매경DB]
2022년 미국 증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미국 증시 하락에도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국내 ‘서학개미’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난 10월 환율 고점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상투 경고’를 귀담아 들었더라면 손실을 더욱 줄일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30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만3147.25에, S&P500지수는 3839.50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1만466.48을 기록하며 한해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주로 투자에 나선 나스닥 지수의 경우 지난해말 1만5644.97 대비 33.1%나 급락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다만 환율 효과로 국내 투자자 손실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말 1086.3원에서 올해말 1264.5원으로 16.4% 절하(환율 상승)됐다. 이를 감안한 서학개미 나스닥 투자 손실율은 22.1%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달러당 원화값이 10월 이후 급격히 절상(환율 하락)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여전하다. 특히 원화 약세가 절정이던 10월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학개미 등 해외투자자들에게 넌지시 조언을 건냈다.

당시 이 총재는 “환율이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위험이 거의 없는 정부 채권으로 국내서도 5~6%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처럼 국내서 1~2% 수익을 올리는 때와 다른 만큼 해외 투자에 대해 고민을 해보실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이 총재 발언이 있던날 1424.9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달러당 원화값은 이날 이후 160.4원(11.2%)나 강세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의 수익률 하방을 막아주던 환율 효과가 급감한 것이다. 같은날 나스닥 지수는 1만417.10을 기록해 지난해말 대비 33.4%나 급락한 숫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환율 효과를 감안한 원화 환산 손실률은 12.7%에 그쳤다.

올 한해 나스닥 손실률이 33.1%고, 원화 환산 나스닥 손실률이 22.1%다. 결과적으로 이날 이후 나스닥 지수 수익률은 보합 근처에서 등락한 반면, 원화 환산 나스닥 수익률만 까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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