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앞 흉기 자해 위협 30대 벌금형

기사내용 요약
"피고인, 누범 기간 범행…잘못 뉘우쳐"
"피해자, 처벌 불원…결혼 전제로 교제"
"단기 실형은 오히려 관계 악화할 수도"
"서로 더 좋은 관계 유지하게 기회 줘야"

[인천=뉴시스] 함상환 기자 = 연인 간 말다툼 중 흉기로 자해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검사가 구형한 단기 실형은 오히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판사 오기두)은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5일 인천 남동구 한 주거지에서 여자친구인 B(38·여)씨와 말다툼하던 중 화가 나 자기 목과 배에 흉기를 대고 피해자를 위협해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너 집에 가면 나 죽는다, 네가 날 죽인 걸로 만들 거다"라거나 "문밖으로 나가면 너 때문에 자살한 걸로 유서를 쓰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판사는 "피고인에게 누범 전과에 해당하는 전과가 있다"면서 "다수의 실형 전과가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대상으로 협박한 것은 아니다"며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재범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또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가 공판정에 출석해 피고인과 결혼할 예정"이라면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거듭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검사의 구형은 징역 6개월"이라며 "단기 실형은 오히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고,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발현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 피고인과 피해자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가도록 노력할 시간과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하는 것이 형벌의 목적 달성과 데이트폭력 피해자에 대한 궁극적 보호라는 형사정책적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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