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방음터널 방재 허점… 진입 차량 왜 못 막았나

신영빈 기자 2022. 12. 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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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발생 당시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을 미리 통제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사고 도로 인근에는 터널진입 차단시설이 양방향으로 존재했지만 이번 사고 때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터널진입 차단시설은 도로 상단에 설치된 권취봉에서 차단막을 내리는 형태다.

모 매체는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와의 인터뷰에서 "전기가 끊겨 시설을 작동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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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실 원격 작동 시스템 '전기 차단설'… 소방설비 인력 부족 지적도

(지디넷코리아=신영빈 기자)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발생 당시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을 미리 통제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사고 도로 인근에는 터널진입 차단시설이 양방향으로 존재했지만 이번 사고 때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29일 오후 1시 50분경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에 큰 불이 났다. 성남 방향으로 운행하던 트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단독 사고였다면 정차 후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었겠지만 문제는 방음터널이었다. 사고 발생 지역은 플라스틱류 소재로 둘러싸인 방음터널 구간이었다. 외벽을 타고 치솟은 불길은 터널을 빠르게 덮쳤다.

터널진입차단시설 외관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4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안양 방면으로 진입하는 차량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 터널 진입구간이 연기로 뒤덮여 상황 파악을 늦췄다.

안양방면 터널 앞 불과 200미터 앞, 터널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은 존재했다. 터널진입 차단시설은 도로 상단에 설치된 권취봉에서 차단막을 내리는 형태다. 붉은 차단막에는 ‘진입금지’ 등 문구가 적혀 있다. 터널 내 위험 상황 발생 시 원격으로 시설을 조작해 터널에 진입하려는 차량에 경고를 보낸다.

이번 사고 때는 불이 난 이후에도 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허청에 등록된 관련 장치를 살펴보면 터널진입 차단장치는 대부분 상황실을 통해 수동으로 작동한다.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상황실에서의 인지가 늦었거나 기술적 결함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화재로 인해 전기가 차단돼 작동이 안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고가 발생한 위치는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가 관리하는 민자 도로 구간이다. 모 매체는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와의 인터뷰에서 “전기가 끊겨 시설을 작동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사고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전기 차단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과 유사한 형태의 서울시내 방음터널 (사진=지디넷코리아)

방음터널 자체의 제도적 허점도 지적된다. 일반 터널은 관리사무소에 상주 인력이 근무한다. 차단시설이 원격으로 작동하지 않아도 필요시 사람이 직접 교통을 통제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방음터널은 현장을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다. 소방법상 소방 설비 설치 의무가 면제된 경우도 많다. 국토안전관리원 기준으로도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전기장치 문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비상전력 등 이중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지붕이 없는 수직형 방음벽이었다면 연기가 갇히지 않아 상황이 덜 나빴을 것”이라며 “도심에 위치한 방음터널은 소음 기준 때문에 지붕을 덮는 경우가 많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신영빈 기자(burger@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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