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 4년 전 눈물의 콘서트 장소에서 연 뜨거운 2막(종합) [SE★현장]
그룹 비투비(BTOB) 완전체는 강했다. 공백기를 넘어 여섯이 된 이들의 2막은 단단하고, 앞으로의 10년은 더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비투비(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임현식, 프니엘, 육성재) 10주년 콘서트 ‘2022 비투비 타임 비 투게더(2022 BTOB TIME Be Together)’가 진행됐다. 내년 1월 1일까지 연속 3일 열리는 공연의 첫날이다.
이번 공연은 비투비와 팬들에게 더 뜻깊다. 군 복무로 인한 4년간의 공백기를 메우는 콘서트이기 때문이다. 앞서 완전체 팬미팅과 새 앨범을 발표했지만,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나는 건 다른 의미다.
비투비가 KSPO DOME에서 공연하는 건 또 다른 시작을 뜻한다. 이곳은 지난 2018년 맏형 서은광이 군 입대 스타트를 끊으면서 공백기 전 마지막 콘서트를 한 장소. 이창섭은 “우리가 4년 전에 콘서트를 이곳에서 했다. 서은광이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며 울고, 육성재도 울었다”고 회상했다. 비투비는 4년 만에 다시 이 무대에 오르며 총 3회 2만5,000석을 매진시켰다.
오프닝곡을 ‘피날레(Finale): 우리들의 콘서트’로 선택한 것도 이유가 있다. 지난 콘서트의 엔딩 곡이 오프닝이 되면서 연결이 된 것이다. 임현식 “오프닝이 오프닝이 아니라고 살짝 스포를 했었다”며 “우리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었다”고 되짚었다.
오프닝 두 번째 곡은 군 복무 중인 임현식, 육성재를 제외한 네 명의 멤버가 출연했던 Mnet ‘킹덤: 레전더리 워’의 경연곡 ‘피날레(쇼 앤 프루브)’다. 비투비는 완전체 버전으로 이 곡을 선보이며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비투비는 10주년을 맞이한 해에 콘서트를 개최하며 많은 의미를 담았다. 서은광은 공연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0년의 발자취를 다시 생각하면서 걸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하기도.
여느 때보다 세트리스트에 더 신경 썼다는 이들은 신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두 번째 고백’ ‘와우(WOW)’와 공백기를 채워준 멤버들의 솔로곡, 이 자리에 있게 해준 히트곡 ‘괜찮아요’ ‘그리워하다’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너 없인 안 된다’ 등을 선곡했다. 특히 육성재는 라이브로 처음 선보이는 솔로곡 ‘그날의 바람’을 겨울 버전으로 편곡해 팬들을 환호케 했다.
공연 중간중간 이어지는 VCR 구성도 돋보였다. 데뷔 시절과 똑같은 의상과 메이크업을 한 멤버들과 현재의 멤버들의 모습을 교차하며 인터뷰하는 영상은 세월을 가늠케 했다. 또 팬들과 사이에서만 아는 밈을 사용한 영상은 추억을 돋게 했다. 서은광은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10년 동안 한결같이 해준 멜로디에게 감사드린다”고 감동의 인사를 전했다.
멤버들은 저마다 10년을 되새기며 미래를 함께 약속했다. 육성재는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주고 오랫동안 사랑해 줘서 감사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해왔지만 길지 않은 시간처럼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창섭은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 이벤트 ‘함께여서 가능했던 푸르게 물든 우리의 10년’을 읊으며 “이것처럼 여러분과 함께여서 가능했다. 20주년에도 여러분과 함께 쭉 가서 팔자주름 생긴 채로 무대를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미래를 그렸다.
비투비가 무대에서 내뱉은 첫 마디는 “멜로디 보고 싶었어. 같이 노래하고 싶었다”이다. 오랜만에 만난 것과 팬들의 함성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에 감격한 멘트다.
이들은 지난 3월 콘서트를 개최하려 했으나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연이어 코로나19에 확진돼 연기했다. 당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관객들의 함성이나 육성 응원 등이 금지됐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재, 육성재는 “서은광 형이 ‘소지말박(소리 지르지 말고 박수쳐)’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소지박쳐(소리 지르고 박수 쳐)’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공연장을 함께 채웠다. 특히 ‘그리워하다’ 무대에서 떼창으로 화음을 쌓으며 장관을 만들었다. 이에 멤버들도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육성재는 노래를 부르다가 울컥하기도.
서은광은 콘서트를 마무리 지으며 “진심으로 감동을 매 순간 받았다”며 “진짜 안 울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그만큼 감사드린 시간이었다”고 애써 눈물을 삼켰다. 임현식은 “나도 울 뻔했다. 18년도 마지막 콘서트 때 눈물이 흐르고 4년 동안 운 기억이 없다”며 “시작하자마자, 그리고 공연을 하면서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아서 행복했다. 여러분의 눈빛을 보면 똑같은 마음을 느끼는 것 같다”고 여운을 간직했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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