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도약하는 새해…박물관에서 토끼 만나볼까

신효령 기자 2022. 12. 31.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곳곳에 토끼 전시품 10점
국립민속박물관, 토끼 관련 장식품 등 70여점 전시

[서울=뉴시스] '둥근 달을 바라보는 토끼', 조선 19세기, 1981년 이홍근 기증, 동원2428.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산토끼 토끼야 /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산고개 고개를/ 나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알밤을/ 주워 올테야.'

동요에 자주 등장하는 토끼는 우리에게 많이 친숙한 동물이다. 십이지 띠동물 중 넷째인 토끼는 연약하지만 자신이 처한 역경을 슬기롭게 대처한다.

토끼는 강한 번식력으로 다산과 번성을 상징하고 달과 여성, 불로장생을 의미한다. 오래 전부터 전해져오는 달 속의 '옥토끼'는 절구로 선약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천년을 사는 영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국립박물관들 전시를 모아봤다.
[서울=뉴시스] (사진 왼쪽부터)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고려 12세기, 국보, 덕수2990), 십이지 토끼상(통일신라 8-9세기, 본관14628).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조선 19세기 말, 본관12919).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중앙박물관, 계묘년 맞이 토끼 관련 전시품 공개

국립중앙박물관은 계묘년을 맞아 상설전시실 곳곳에 있는 '토끼' 관련 전시품 10점을 소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토끼는 우리 문화유산에서 공예품의 장식 요소로 줄곧 등장했다"며 "'십이지신의 네 번째 동물', '토끼와 거북 이야기의 재치 있는 동물', '달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 '매에게 잡히는 토끼 모습' 등으로 형상화됐다"고 밝혔다.

고려 12세기 청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는 상설전시실 3층 조각공예관 청자실(303호)에 있다. 귀여운 토끼 세 마리가 향로를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작고 검은 눈동자의 토끼는 귀를 쫑긋 세우고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이 향로는 몸체가 연꽃 모양으로 불교 관련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신라시대 '십이지 토끼상'과 조선 19세기 말 '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을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의 통일신라실(111호), 조선Ⅲ실(119호)에서 각각 선보인다. '십이지 토끼상'은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있는 형상으로 능묘 수호의 의미가 부여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백자 청화 토끼 모양 연적'은 파도를 내려다보는 토끼 형상으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 토끼가 연상된다.

[서울=뉴시스] 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상설전시실 곳곳에 있는 '토끼' 관련 전시품 10점을 소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매를 피해 숨은 검은 토끼'(조선 19세기, 덕수1621), '매에게 붙잡힌 토끼'(심사정(1707-1769), 조선 1768년 덕수5718).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나운 매가 토끼를 잡으려는 상황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들을 상설전시실 2층 서화관 서화II실(202-3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매를 피해 숨은 검은 토끼' 그림은 눈을 동그랗게 뜬 토끼와 뾰족한 부리 사이로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매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매에게 붙잡힌 토끼' 그림은 토끼와 매를 중심으로 까치·꿩 등 주변 동물의 표정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은 '나무와 집이 새겨진 청동 거울'(1층 중근세관 고려Ⅰ실·113호), '문자도 병풍 제8폭 치(恥)자(字)'(2층 서화관 서화II실·202-3호)에서 선보인다.

'토끼무늬 접시'는 상설전시실 3층 세계문화관 일본실(310호)에 있다. 일본 1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고이마리(古伊万里) 양식의 청화백자다. 접시에 토끼·구름·사각 모양 종이를 오려 붙인 후, 청화 안료를 뿜고 종이를 들어낸 뒤 세부를 추가했다. 접시 오른쪽 면에 '봄날의 흰 토끼(春白兎)'라고 새긴 글이 있다.
[서울=뉴시스] 십이지 장식품-토끼(광복 이후, 왼쪽), 토끼와 거북이 목각인형(광복 이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민속박물관, 조선시대 민화 '쌍토도' 등 토끼 장식품·그림 한자리

국립민속박물관은 기획전시실2에서 '새해, 토끼 왔네!' 특별전을 오는 3월6일까지 연다. 옛사람들이 토끼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했고, 지금 우리 곁에 토끼는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자리다.

토끼하면 떠오르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장면을 묘사한 '토끼와 자라 목각인형', 두 마리 토끼가 정답게 그려진 조선시대 민화 '쌍토도' 등 관련 자료 70여점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 '화조영모도-토끼와 모란'(20세기 전반, 왼쪽부터), '화조영모도-토끼와 단풍나무'(광복 이후), '송응도'(19세기).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3.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000년을 사는데 500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라는 기록을 남겨,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넣었다.

토끼의 길고 쫑긋한 귀, 'ㅅ'자 모양의 입 등 토끼의 생태에 얽힌 흥미로운 민속 이야기를 소개한다. 달을 상징하는 토끼와 해를 상징하는 삼족오를 함께 장식한 가사(승려들의 법의) 등 달 속의 토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토끼는 장수·지혜 뿐만 아니라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다정한 토끼 한 쌍을 그린 '쌍토도(雙兔圖)'는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하며, '추응토박도(秋應兔搏圖)' 등 새해를 축하하는 세화에도 토끼가 등장한다. 관람객들이 토끼가 지닌 좋은 의미를 가져갈 수 있도록 전시 리플릿에 '토끼 도장'을 찍어가는 코너도 마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