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속으로]내부 승진 금융권 CEO 속속 등장…'관치'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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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기업은행장에 내부 인사인 김성태 전무가 내정됐다.
앞서 BNK금융그룹 회장 1차 후보군에도 내부 출신이 대거 포함된 직후라 '낙하산 인사'로 대표되는 관치 논란이 잠시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외풍 논란에 휩싸였던 BNK금융은 아직 회장 인선 중이지만, 내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BNK금융이 지난 22일 확정한 회장 1차 후보군 6명 가운데 내부 출신 인사가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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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기업은행장에 내부 인사인 김성태 전무가 내정됐다. 앞서 BNK금융그룹 회장 1차 후보군에도 내부 출신이 대거 포함된 직후라 '낙하산 인사'로 대표되는 관치 논란이 잠시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체 금융사의 사례를 고려하면 관치의 그림자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금융위원회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김 전무를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전무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지낸 내부 인사다. 당초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차기 기은 행장으로 유력하다는 말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기업은행 뿐만 아니라 최근 수협은행에서도 내부 인사인 강신숙 행장이 임명됐다. 강 행장도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하고, 수협은행에서 지역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7월 선임된 윤희성 수출입은행장도 마찬가지다. 1988년 수출입은행에 입행해 내부 승진했다. 수출입은행 최초 내부 출신 은행장이다.
외풍 논란에 휩싸였던 BNK금융은 아직 회장 인선 중이지만, 내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BNK금융이 지난 22일 확정한 회장 1차 후보군 6명 가운데 내부 출신 인사가 4명이다. 금융사 CEO(대표이사)로 내부 출신 인사가 속속 내정되는 상황인 셈.
다만 최근의 일부 사례로 관치의 그늘이 걷혔다고 보는 건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 정권과 관계가 깊은 외부 출신이 CEO로 취임한 다른 금융사의 사례 역시 있어서다.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경제 공약 관련 내용을 총괄했고, 당선인 정책특보를 지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도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다.
우리금융그룹 상황으로 관점을 옮겨보면 관치의 그늘은 더 짙어진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현재 연임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손 회장을 향해 "정부의 뜻", "현명한 판단" 등으로 압박하고 있다. 손 회장이 물러난 자리에 경제 관료 출신이 올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갑작스런 용퇴에도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같은 관치 논란을 정부가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반면 일각에선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내부 파벌 갈등이 상당한 금융사에게 칼자루를 쥐게 하는 게 더 문제라는 주장이다. 또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는 CEO 교체기만 되면 내부에 투서가 난무한다"며 "여전히 전문성이나 실력이 아니라 학연, 지연으로 CEO를 뽑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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