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미달’ 아들 채용하려고 직원에 폭언하고 채용기준 바꾼 ‘기관장’
자신의 아들을 공무직으로 채용하려고 직원에게 폭언하며 채용기준을 바꿔 별다른 경력이나 자격증이 없던 아들을 뽑은 강원도청 산하 기관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유지됐다.
춘천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청미)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가 2018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강원도 산하 한 연구원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그의 아들 B씨는 2018년 말 두 차례 연구원 공무직 채용시험에 응시했지만 떨어졌다. 이후 2019년 2월 연구실 공무직에 결원이 생겨 다시 채용이 필요해졌다. 당시 B씨는 드론 자격증 외에 별다른 경력이나 자격증이 없어 기존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합격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A씨는 드론 자격증을 필수 자격요건으로 내세워 그해 4월 아들을 채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연구실 직원 C씨가 공무직 근로자 선발 및 운영방침 가안 공문을 기존 기준대로 작성해 보고하자, 서류를 허공에 던지면서 “집어치워! 연구실을 폭파시키겠다”는 폭언도 했다.
A씨는 C씨를 대신해 보고한 D씨에게 학력, 전공, 경력자는 필요 없고, 응시 자격을 드론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하라고 지시했다. 연구실에서 학력과 경력을 포함한 전공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자 A씨는 “그럼 뽑지말라”며 서류를 집어던졌고, 결국 응시 자격을 드론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하도록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공무직 근로자 채용 절차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하는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형이 부당하다’는 양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아들의 공무직 채용을 위해 공무원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범행을 저질러 1심의 형을 감수해야 한다”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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