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통신생활⑦] 가성비 알뜰폰, 새해엔 5G로 써볼까

심지혜 기자 2022. 12. 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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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지도 늘어나고 만족도 높아지면서 이용 연령층 확대
LTE→5G로 세대교체 이뤄져도 알뜰폰은 LTE가 대세
알뜰폰 5G 요금제 다양성 부족…LTE만큼 저렴하지 않아
아직 원가 높아…내년 알뜰폰 중간요금제 출시 '주목'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이 기존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언택트 플랜’을 ‘다이렉트 플랜’으로 개편했다. (사진=SKT 홈페이지) 2022.12.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최근 이통사 5G 요금제 약정이 끝난 A씨는 알뜰폰이 더 싸다는 이야기에 알뜰폰 5G 요금제를 찾았다. 하지만 쉽게 알뜰폰으로 갈아타지 못했다. 일반 요금제 기준으로는 알뜰폰이 싸지만 선택약정(25% 요금할인) 적용에 이통사 제휴 카드 할인, 멤버십 혜택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알뜰폰 LTE 가입자인 B씨는 스마트폰 성능이 너무 느려져 5G 모델로 바꾸기로 했다. 신규 제품 대부분이 5G라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알뜰폰에서 구입하고 요금제까지 5G로 이용하려 했으나 이통사로의 변경을 선택했다. 알뜰폰에서는 5G폰 단말기 보조금(공시지원금)이 많지 않은 반면 이통사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구형폰으로 사면 보조금을 대거 받을 수 있었다. 요금도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가입하면 알뜰폰과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통화,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C씨는 이통사에서 5G 요금제를 가입하려다가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걸 고민 중이다. 5GB짜리 요금제가 있지만 통화·문자가 무제한이라 실 사용량과는 차이가 있어 저렴한 알뜰폰 상품으로 바꾸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찾아보니 통화·문자를 무제한으로 하지 않으면 이통사 온라인 전용 요금제보다 쌌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보류했다. 같은 가격이면 알뜰폰 LTE가 혜택이 더 많고 알뜰폰에서는 5G폰으로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가능해 선택권이 더 넓다.

'매력적' 알뜰폰, 5G에서만은 '불만족'

5G 알뜰폰 인기 없는 이유는…'안 싸'

알뜰폰 LTE 및 5G 요금제 인하율. (자료=과기정통부) *재판매 및 DB 금지
알뜰폰 이용자 만족도가 2020년 이후 3년 동안 이통3사를 앞섰다는 한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뜰폰의 강점은 저렴한 요금으로 이통사와 동일한 품질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뜰폰은 직접 망을 구축하지 않는 대신 대가를 내고 이통3사의 망을 빌려 사용한다. 이통사보다 싸게 서비스할 수 있는 이유다.

이용층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전유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의 관심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렇듯 이용 세대는 젊어졌지만 이동통신 세대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5G 상용화 5년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알뜰폰에서는 여전히 LTE가 대세다. 신규 스마트폰이 5G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어 자연스레 5G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알뜰폰에서 만큼은 영향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5G 가입률은 1% 수준에 불과하다. LTE가 90%다.


'가성비' 알뜰폰이 5G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일단 요금제가 다양하지 않다. 일례로 알뜰폰 시장 1위인 KT엠모바일은 5G 요금제가 13개 뿐이다. 금융사 알뜰폰으로 주목을 받는 KB리브엠에서도 5G 요금제는 12개가 전부다. 이통사 KT에서는 일반 요금제에 청소년 요금제, 복지 요금제, 온라인 요금제 등으로 훨씬 다양하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주는 요금제도 없다. 올 여름 이통3사가 내놓은 중간 요금제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같은 제공량을 기준으로 알뜰폰과 이통사간 요금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일반 요금제에서는 알뜰폰이 저렴하지만 온라인 요금제를 이용하면 차이가 확 줄어든다. 특히 고가 요금제이통사는 고가 요금제에서 넷플릭스, 지니뮤직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혜택으로 제공한다.

통화·문자 무제한을 기준으로 데이터 10GB를 제공한다면 KT엠모바일에서는 3만3000원, KT에서는 5만5000원이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3만7000원이다.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상품의 경우 LG유플러스 자회사 헬로비전에서 월 4만9900원인데 LG유플러스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가입하면 5만1000원이다.

[서울=뉴시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올 하반기 실시한 이통사별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의 만족률은 평균 62%로 54%를 기록한 이통3사를 제쳤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2022.12.22 *재판매 및 DB 금지

알뜰폰, 5G 쓰느니 LTE 쓴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 알뜰폰 5G 요금제가 안 좋은 것 만은 아니다. 통화·문자,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이들이라면 알뜰폰이 더 낫다. 일례로 월 요금이 가장 저렴한 KT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5GB·통화 문자가 무제한이다. KT엠모바일에서는 통화·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6GB·1만3900원, 3GB·10만900원이 있다.

또 통화·문자가 무제한이 아닌 상품은 알뜰폰에만 있다. 이통3사는 통화·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게 기본인데 알뜰폰은 통화·문자 제공량을 한정한 요금제로 다양화 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려면 최종적으로는 LTE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요금제 종류가 훨씬 더 많은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LTE 품질은 아직 쓸만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LTE 품질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전국 평균 기준 다운로드 속도는 151.92Mbps로 전년 150.3Mbps보다 빨라졌다. 지난 2년 연속 LTE 다운로드 속도가 떨어지면서 비판을 받자 이통사가 최소한 유지하는 쪽으로 노력한 것이다. 무선통신서비스 회선수 기준으로 LTE는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통3사에서도 아직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가 LTE를 쓴다.

무엇보다 LTE는 상용화 10년이 넘어 커버리지가 전국적으로 고른 편이다.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농어촌 LTE 속도는 대도시의 70% 수준을 만족한다. 반면 5G는 농어촌 지역 망 투자가 아직 진행중이다.

알뜰폰 5G 매력적이지 않은 원인은 '원가'

왜 알뜰폰에서는 5G 요금제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까.

결정적으로 원가가 저렴하지 않다.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을 기준으로 5G 도매대가 비율은 60% 안팎이다. 일례로 월 5만5000원에 10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는 수익배분율이 59%다. 도매대가로 3만2450원을 내야 한다. 알뜰폰은 여기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데, 이 경우 SK텔레콤과의 요금 격차는 줄어든다.

5G 슬림을 선택약정으로 이용하면 4만1250원이다. 비슷한 데이터 제공량을 제공하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다이렉트5G 38’을 선택하면 10GB·3만8000원이다.

이에 반해 5G보다 LTE가 더 쌀 수 있는 이유는 도매대가 비율이 40%대라는 데 있다. 원가가 낮으니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것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5G 요금제는 수익배분율이 높은 편이라 도매대가와 마케팅비 등을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며 "아직은 LTE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금제 설계를 알뜰폰이 자체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이를 위한 별도 시스템이 필요한데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이 상당해 주로 이통사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이통사가 내놓은 요금제와 유사한 상품이 주를 이루고, 이통사가 새로 내놓은 요금제가 알뜰폰에 나오기까지 시간차가 생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신규 요금제를 당장 알뜰폰에 내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놓은 요금제인데, 이를 알뜰폰에 제공하면 차별점이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중간요금제가 아직 못 나온 것이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나서 이통사에게 중간요금제를 알뜰폰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알뜰폰 5G 중간요금제는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다. 이 요금제가 알뜰폰 5G로 이동하는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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