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녹아내리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조남진·글 윤성희 2022. 12. 3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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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창자이고 쓸개다.

그건 몸 안에 있는 것이다.

창자가 타는 것처럼.

창자가 끊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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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1일 광주광역시 화정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아이파크 아파트가 붕괴되었다. ⓒ시사IN 조남진

애는 창자이고 쓸개다. 그건 몸 안에 있는 것이다. 단단한 것에 감싸여 있지만, 부드럽게 존재하는 것 같지만, 단단한 것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콘크리트 안의 철근처럼. 건물의 내장이 밖으로 드러났을 때 인간의 내장은 무너진다. 창자가 타는 것처럼. 속이 끓는 것처럼. 창자가 끊어지는 것처럼. 애타고, 애끓고, 애끊고. 한번 상한 속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쓸개처럼 쓰디쓴 눈물로 이미 녹아버렸으니까.

최상부에서 콘트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노동자 6명이 실종되어 1월14일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사진 조남진·글 윤성희(소설가)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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