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수·문화를 엮는다"…충북도 '레이크파크' 시동

심규석 2022. 12. 3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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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개방 20주년 맞춰 비전 선포, 세부계획 발표 예정
'중부내륙특별법' 발의, 정치권·시민단체도 지원군 자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대표 공약이다.

충북의 관광자원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청호·충주호 등 도내 757개 호수와 저수지, 그 주변에 어우러진 백두대간에 역사·문화 유산을 연계해 이야기와 낭만, 치유가 결합한 국내 최대 관광지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관광이라는 뼈대에 좁게는 생태·환경, 넓게는 귀농·귀촌,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살이 붙고 있다.

충북도는 청남대 개방 20주년이 되는 새해 4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비전을 선포할 계획이다.

충북을 세계인이 찾는 '대한민국의 스위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유토피아'로 만드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충북에 바다는 없으나 호수가 있고, 항구는 없으나 백두대간은 있다. 뱃길은 없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만 갈래의 길이 있다"

이처럼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호수와 백두대간에 대한 재해석에서 시작됐다.

호수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현지 주민들에겐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일컬어지는 규제의 상징일 뿐이다.

소백산과 월악산, 속리산, 민주지산을 품은 백두대간 역시 마찬가지다. 내륙 발전을 저해하는 단절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버렸다.

인터뷰하는 김영환 충북지사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홀대받는 호수와 백두대간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입히고 생명을 불어넣어 누구나 탐내는 보물로 만들겠다는 게 김 지사의 구상이다.

충북도가 내세우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5대 선도과제는 청남대, 미동산수목원·조령산휴양림, 미호강, 자연학습원, 폐교이다.

청남대 주변에는 대청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조성된 산책로 곳곳에 물멍쉼터와 체험형 문화공간, 그늘집 카페, 소규모 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전기동력선 운항과 모노레일 설치도 추진된다.

미동산수목원에는 숲속카페와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인근 도유지에는 자연휴양림이 새로 만들어지며 조령산휴양림에는 2026년까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올 법한 트리하우스 63채가 설치된다.

미호강과 무심천 합수지점에는 유채꽃, 메밀꽃, 갈대 등이 심어진 친수 여가공간을 조성된다.

자연학습원의 가족캠핑장이 확대되고 트리하우스가 설치되며 도내 폐교에 캠핑장 등 자연주의 체험시설이 조성된다.

이 같은 5대 선도과제와 맞물려 문화·예술, 생태·환경, 과학·기술, 귀농·귀촌 등 분야별 중점 과제를 추가해야 하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11개 시·군과 협업을 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하는데, 그 결과물은 새해 4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이 탄탄대로인 것은 아니다.

청남대가 자리 잡고 있는 대청댐 유역의 법적 규제는 수두룩하다.

상수원보호구역을 시작으로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배출시설 설치 제한지역, 개발제한구역, 산림보호구역, 자연보전구역 등이 꼽힌다.

적정한 수질오염 방지 시설이 운영되더라도 규제가 줄어들지 않는다.

일례로 옥천군의 경우 전체 군 면적의 83.7%가 수질 보전 특별대책 지역으로 묶여 있다.

1980년 2월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충청권 식수 공급은 원활해졌지만 그 반대로 수질 보호를 위한 환경 규제가 시작되면서 이 지역 개발은 중단되다시피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나온 묘책이 '중부내륙 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이다.

"중부내륙지원특별법안 발의 환영" [촬영 심규석 기자]

이 법안은 중부내륙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 수립, 지역사업 추진에 필요한 규제 특례사항 마련, 환경기초시설과 도로·철도 등에 대한 국비 지원 의무가 담겨 있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제도적 기반이 될 법안인데, 정우택(청주 상당) 국회부의장이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청신호'가 커졌다.

정파와 지역, 이념을 초월한 역량 결집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도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사업의 실천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공직자들이 발품을 팔며 뼈대를 구축하고 있다"며 "강·호수와 더불어 사는 자연친화적 삶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내륙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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