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 다와가나”…아마존 반등 이것에 달렸다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2. 12. 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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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섹터별 대장주 탐구④ - 경기소비재 ‘아마존’
올해 들어 주가 50% 급락
잉여현금흐름 4분기 연속 줄어
PER 77배…역사적 저평가 수준
“2~3년 길게보면 지금 투자 적기”
[사진제공=블룸버그]
이번주 <강인선의 자본추> 코너에서 살펴볼 미국 증시 섹터는 시가총액 4위 ‘경기소비재’ 입니다. 각 섹터별 특징과, 시가총액 최상위주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를 살펴보면 증시를 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섹터는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인 MSCI와 S&P가 개발한 글로벌 산업분류기준 방식에 따라 11개로 구분합니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융,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틸리티, 리츠 등이 11개 섹터입니다.
경기소비재 섹터, 美증시서 하락폭 2위
경기소비재 섹터의 시가총액은 지난 30일 기준 6조800억달러입니다. 올해 들어 이 섹터의 시가총액은 37% 하락했습니다. 올해 들어 11개 섹터 중 9개의 섹터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는데, 경기소비재 섹터는 하락폭이 2번째로 컸습니다. 그리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비재는 필수소비재와 경기소비재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경기가 나빠져 소비자들의 소득이 줄었을 때 더 많이 타격을 입는 섹터가 경기소비재입니다. 우리가 꼭 돈을 쓰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는 상품과 서비스들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경기소비재는 임의소비재라고도 불립니다. 임의로 썼다가, 안썼다가 할 수 있는 소비재라는 의미같습니다.

경기소비재에 속하는 기업들 중에는 아마존·이베이 등 인터넷 쇼핑몰과, 테슬라·GM·포드 등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속해 있습니다. 맥도날드·스타벅스 같은 외식 브랜드들도 있는가 하면 메리어트·힐튼과 같은 여행레저 산업도 포함돼 있습니다. 나이키 등 의류 브랜드도 다수 속해 있습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각 섹터들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역사적으로 주가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소비재는 지금처럼 경기침체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서 주가 흐름이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경기보다 일찍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침체기에 본격 진입하면 오히려 주가 흐름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비 침체 우려에 주가가 하락했던 경기소비재 기업들을 조금씩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소비재 섹터의 수익률은 경기 침체기 직전 가장 안좋았고, 침체기에는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자료=피델리티자산운용>
클라우드가 번돈 전자상거래가 까먹는다
아마존 웹사이트 캡쳐
경기소비재 섹터 대장주는 전세계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아마존입니다. ‘빅테크’하면 빠지지 않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올해 성장주라는 특성과, 경기소비재 기업이라는 특성이 모두 좋지 않게 작용했습니다. 성장주는 금리 인상에 가장 빠르게 가격이 하락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아마존의 주가는 50% 떨어졌습니다. 16조5000여억달러에 달하던 아마존 시가총액은 29일(현지시간) 현재 8587억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아마존의 매출 구조를 한편 살펴볼까요? 아마존은 실적을 발표할 때 ‘북미 사업부’, ‘글로벌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 이렇게 세 개로 사업부를 나눕니다. 북미 사업부와 글로벌 사업부는 아마존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관련 매출입니다. 아마존이 직매입해 판매하는 제품의 매출과, 아마존에 입점한 셀러들이 아마존에 내는 판매수수료가 포함됩니다. AWS는 아마존이 기업들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아마존의 지난 3분기(7월~9월)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사업부는 전체 매출액의 62%를 차지했습니다. 글로벌 사업부는 22%, AWS는 16%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을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3분기 북미와 글로벌 사업부는 모두 적자를 낸 반면 AWS는 54억300만달러로, 영업이익률이 26%에 달한 겁니다. 전자상거래 부문도 2015년 이후로는 꾸준히 흑자를 내 왔지만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합니다. 결국 아마존은 AWS가 벌어들어온 돈을 전자상거래 부문이 깎아먹고 있는 사업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까요? 2009년 이후 아마존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보면 편차가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013~2015년은 아마존이 처음으로 흑자를 내며 월마트 시가총액을 넘어서기 시작한 시점이라 PER이 상당히 높아져 있습니다. 아마존의 평균 PER은 10년 간 꾸준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2009년 4분기 이후 아마존 PER의 평균은 152, 최근 10년간은 167, 최근 5년간은 109, 최근 3년간은 79입니다. 역사적인 평균에 비하면 지난 30일 기준 아마존 PER인 77.26은 어쨌든 비교적 싼 구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존 PER 추이 <매크로트렌드 데이터 필자 가공>
바닥을 가리키는 지표들... 월가선 “중장기 시각에서 접근 기회” 분석도 나와
지난 3분기까지 아마존의 실적과 주가 흐름은 좋지 못했습니다. AWS의 실적 증가세는 더뎌졌고 각종 비용 상승으로 전자상거래 부문은 적자까지 기록했습니다. 지난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2달러로 시장 예상치 0.22달러에 못 미쳤고 잉여현금흐름도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 121억4600만달러였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1분기 -186만2700만달러, 2분기 -234만8700만달러, 3분기 ?196만86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아마존이 연례보고서에서 스스로도 회사 실적에서 중요한 지표라고 밝히고 있는 부분이지요.

2022년 4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낮췄습니다. 아마존은 4분기 실적이 1400억~14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가 예상한 1550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성장주에 ‘성장’이 빠지니 당연히 주가도 반응했습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0월27일 하루에만 아마존 주가는 13.6% 하락했습니다. 마크 마하니 에버코어 연구원은 지난 19일 아마존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150달러로 낮추며 “온라인 부문 판매 실적이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데이터를 참고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연중 아마존 주가 흐름
하지만 이렇게 악재가 쏟아지는 만큼, 2~3년 이상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 투자자들이 아마존 주식에 접근하기 좋은 타이밍이 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더그 앤머스 JP모건 연구원은 “클라우드 산업은 인터넷 섹터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마존이 AWS 소비자들의 비용을 절감시켜 주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과, 거시경제학적 기업 환경을 생각하면 아마존에 대한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AWS는 고객사의 데이터 저장이나 처리 비용을 절감시켜주는데, 경기가 둔화될수록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아마존에 어두운 미래를 전망했던 마하니 연구원도 “2023년 예상되는 경기 침체로 아마존 주식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 매출과 이익 전망에서는 가장 질이 좋은 자산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수치들을 보면 현재 아마존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자명한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수치들로 인해 아마존에 대한 투자심리는 최악에 달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큰 수익을 얻는 투자자는 언제나 시장과 반대로 생각한다는 투자 격언이 떠오르는 독자분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강인선의 자본추>는 한국과 미국 주식에 대한 재밌는 소식들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MZ세대가 연인관계에서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것처럼, 자본과도 편하게 친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씁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 하시면 더 빠르게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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