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목어'라 부르게 하라" 임금님 입맛이 이름 바꾼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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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 북미의 알래스카까지 분포하고 우리 동해안의 경우 수심 100~200m(미터) 모래나 진흙 바닥에서 서식한다.
어릴 때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가 11~12월 산란기가 되면 수심 2~10m의 해조류가 많은 동해안 삼척~속초 해역에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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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 임진왜란 당시 피난길에 올랐던 선조는 동해안에서 '목어'(木魚)라는 물고기를 맛보게 된다. 선조는 이 물고기를 매우 맛있게 먹고는 "맛이 매우 좋으니 '목어'라 하지 말고 '은어'(銀魚)로 바꿔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물고기가 은어로 불린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전란이 지난 후 '은어'를 다시 맛 본 선조의 입엔 예전의 그 진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궁궐의 산해진미에 익숙해져버린 선조는 원래 이름인 '목어'로 다시 부르게 했다고 한다. 어떤 일을 열심히 하고도 수포로 돌아갔을 때를 지칭하는 "말짱 도루묵"의 주인공인 '도루묵'의 유래다.
매년 연말이 되고 새해를 맞이할 때 쯤 제철이 돌아오는 도루묵은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한류성 어종으로 영어명칭은 'Sandfish'다.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 북미의 알래스카까지 분포하고 우리 동해안의 경우 수심 100~200m(미터) 모래나 진흙 바닥에서 서식한다. 어릴 때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가 11~12월 산란기가 되면 수심 2~10m의 해조류가 많은 동해안 삼척~속초 해역에 알을 낳는다. 한번 알을 낳으면 860~1600개의 알을 낳는데 해조류 등에 점착성 알 덩어리를 부탁하는 특징이 있다.
알에서 부화까지는 2개월 정도가 걸린다. 최대수명은 6년 정도로 알려져있고 보통 2년이 지나고 평균 체장(몸길이)가 17~22㎝(센티미터)에 이르면 산란이 가능하다.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성장이 좋고 △만 1년이면 체장이 11㎝ △2년 16㎝ △3년 20㎝ △4년 이상 23~26㎝까지 성장한다. 도루묵은 주로 단각류와 난바다곤쟁이류 등 동물성 플랑크톤과 소형 어류 등을 먹는다.
도루묵의 생김새를 살펴보면 몸 빛깔은 등쪽이 황갈색으로 흑갈색 물결무늬가 있다.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이다. 큰 입이 비스듬히 기울여져 위쪽을 향하고 있고 양 턱에는 2~3줄의 날카롭고 작은 이빨이 있다. 등 지느러미는 2개가 있고 부채꼴의 가슴지느러미, 긴 뒷지느러미가 특징이다. 보통의 어류가 갖고 있는 비늘과 측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선조의 일화에서 이름이 유래된 만큼 도루묵을 소비한 시기는 고려~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남잡지'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옛 생활상을 기록한 문헌에선 도루묵이 함경도와 강원도의 토산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도루묵은 1971년 연간 2만5000톤이 잡힐 정도로 어획량이 풍부했지만 1990년대 들어 1000~3000톤으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2006년 도루묵을 자원회복사업 대상종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자연회복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2016년 연간 어획량은 7497톤으로 회복됐고 최근 5년강 평균 어획량은 4000톤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어획량이 2760톤으로 집계돼 자원회복사업 이전 기록을 보이고 있다. 강원 인근 낚시객과 관광객의 통발을 이용한 무분별한 포획이 진행됐고, 2010년부터 버려진 도루묵알을 수거해 인공부화시켜 방류하던 사업이 최근 들어 중단된 영향도 있다.
도루묵은 단백질과 지방, 회분, 철분, 칼슘 등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있고, 지방과 단백질이 균형을 잡고 있어 비린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12월~2월 제철을 맞은 도루묵에 굵은 소금을 쳐 구워내는 도루묵 구이는 겨울철 별미 중 하나다. 제철 도루묵은 알과 함께 구워서 머리째 먹기도 하는데, 알을 씹을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식감도 유명하다. 또 반건조 도루묵은 계졀에 상관없이 냉장고에 보관해 먹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우리나라 한방의학에서는 도루묵에 대해 "근과 골을 튼튼히 해주며 위와 장에 유익해, 노인성 질환이나 발육기 어린이에게는 더없이 좋은 약"이라고 칭하고 있다. 단백질, 지방 뿐만 아니라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불포화 지방산(EPA) 오메가3 함량이 높아 혈관에도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감수 =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양재형 박사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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