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 서울아산 염증성장질환센터…'15·40·180' 의미는?
기사내용 요약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개소 10주년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환자 1만2천여명 등록
국내 전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중 15% 차지
국내 최대 다학제클리닉…크론병수술 40%시행
10년간 25개국 의학자 180여명에 노하우 전수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원인 불명의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치료에 앞장서 온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가 문을 연 지 10주년을 맞았다.
서울아산병원은 199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을 열었다. 20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염증성 장질환 센터로 확대 개소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진료와 연구, 교육에 힘써왔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에는 1만 2천 명이 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등록돼 있다.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15%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단일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해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 평생관리가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는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 ▲베체트 장염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이행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 ▲임상연구 클리닉 등 7개의 세부 클리닉을 운영한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에는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하고 있고, 긴밀한 협진 시스템을 통해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시행해왔다.
염증성 장 질환 수술 클리닉에서는 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크론병 수술)이 필요한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최적의 시기에 최선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991년 첫 크론병 수술을 시행한 이래 2016년에 1천례를 달성했고, 매년 100례 이상의 크론병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체 크론병 수술의 절반 이상을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염증성 장 질환 수술의 약 40%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 질환 센터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도 속속 내놓고 있다. 2014년 염증성 장 질환 환자들의 면역억제제 ‘티오푸린(Thiopurine)’의 부작용 중 하나인 백혈구 감소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티오푸린은 염증성 장 질환뿐 아니라 기타 자가면역질환자나 장기이식환자 등에게 흔히 사용되는 치료제로, 연구결과는 관련 질환의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됐고 권위 있는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소개됐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항-TNF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CT-P13의 크론병 치료 효과에 대한 3상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란셋(Lancet)’에 실어 바이오시밀러 '적응증 외삽(extrapolation)'의 근거를 마련했다. 적응증 외삽은 바이오시밀러의 효능이 오리지널 약제보다 열등하지 않음을 하나의 질환에서 입증하면, 그 오리지널 약제의 모든 다른 적응질환에도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의 우수한 치료 성과와 연구들은 전 세계 의학자들의 발길을 끌었다. 지난 10년간 미국, 영국, 독일 등 의료 선진국을 포함해 총 25개국에서 180여 명의 해외의학자들이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 질환 센터를 방문해 노하우를 전수받고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치료 시스템을 경험했다.
또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아시아 최초로 베트남 의료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마친 의료진은 베트남으로 돌아가 염증성 장 질환 워크숍을 갖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베트남의 염증성 장 질환 진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국내 염증성 장 질환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매진하고 있다. 분기별 정기 세미나와 매년 심포지엄을 열어 관련 의료진과 최신지견을 공유했다. 염증성 장 질환 전문 간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고 환우회를 통해 환자들과 정보 교류 및 친목 도모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 질환 센터장은 “90년대부터 염증성 장 질환 분야에 몰두하면서 쌓은 진료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으로 인해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외 염증성 장 질환 진료와 연구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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