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승기 잡은 IP 기반 드라마…각색이냐 재현이냐

오명언 2022. 12. 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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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각색이냐 재현이냐.

이는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겪게 되는 딜레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시청자들은 웹툰·웹소설 독자들처럼 전개의 공백을 상상력으로 메꿔가면서 콘텐츠를 보지 않는다"며 "원작에서는 그럴듯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드라마에서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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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약한 영웅' 흥행몰이…티빙 신작 '아일랜드'도 웹툰 원작
'재벌집 막내아들' [JTBC·네이버 시리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원작의 각색이냐 재현이냐. 이는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겪게 되는 딜레마다.

현재로서는 '적절한 각색'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다. 대중의 입맛에 맞게끔 원작의 설정들을 적당히 변형한 드라마들이 연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고 있는 것.

시청률 26%를 돌파하며 올해 최고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하 '재벌집')은 산경 작가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신드롬급 흥행의 요인으로 원작의 작품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각색한 부분이 극의 재미를 배가했다는 평을 받는다.

웹소설에서 진양철은 막내 손주 진도준이 집에 오면 번쩍번쩍 안아 올릴 만큼 손자를 예뻐하고 끌어주지만, 드라마는 진양철(이성민 분)과 진도준(송중기)을 대립 구도로 그렸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는 서민이었던 진도준이 결코 이길 수 없어 보이는 재벌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벌이는 전개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각색으로 미스터리의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웹소설에서는 미래전략기획본부 윤현우 실장(송중기)을 죽인 범인이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드라마는 이 부분을 극 전체를 관통하는 미스터리로 살려냈다.

'재벌집'은 이런 각색을 통해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으나 원작과는 다른 결말로 원작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웹소설은 진도준이 결국 순양그룹 회장직에 앉는 결말을 그렸지만, 드라마는 진도준이 죽고 윤현우가 현생으로 돌아와 참회하는 엔딩을 그렸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용두사미다", "결국 국밥집 첫째아들이었던 거냐" 등의 실망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약한영웅' [웨이브·네이버 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도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끌어낸 흥행작이다.

상위 1% 모범생인 연시은(박지훈 분)이 상대보다 몇 수 앞을 예측하는 심리전으로 불량 학생들에 맞서 싸운다는 큰 틀은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원작에는 없는 가출팸 캐릭터들을 추가하고, 오범석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설정 등을 더해 극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인기 IP(지식재산)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어느 정도 이미 검증받은데다 원작의 팬덤에 따라 초반 입소문을 타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드라마로는 현재 방송 중인 MBC '금혼령',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 최근 공개된 디즈니+ '커넥트', 티빙 '아일랜드'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원작만큼의 흥행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시청자들은 웹툰·웹소설 독자들처럼 전개의 공백을 상상력으로 메꿔가면서 콘텐츠를 보지 않는다"며 "원작에서는 그럴듯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드라마에서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캐릭터를 훨씬 디테일하게 구축해야 하고, 전개의 개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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