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시고 아픈 ‘만성통증’, 참으면 ‘병’된다

서애리 2022. 12.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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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통증을 지속해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 특별한 병이 없어도 여기저기 온몸이 아픈 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통증은 몸의 이상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 신호로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 아니라 질병이다. 이상을 느끼고도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된다. 이유 없이 오랜 기간 통증이 지속돼 왔다면 △마그네슘 △칼슘 △비타민D △MSM △비타민 B군이 부족한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근육통이 만성이 되면 질환으로까지 발전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만성통증’은 그 자체로 병
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다. 이를 진단하고 평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은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될 때 만성통증으로 보는데, 이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말초신경 외에 척수신경과 뇌신경에까지 신경 손상이 일어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만성통증은 통증 전달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변화되어 조직 손상이나 자극의 정도와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 발생한다. 이런 이유에서 만성 통증은 이미 질병이나 조직손상의 경고 신호로서의 증상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질환이라고 규정된다. 국제 통증 연구협회에서는 전 세계 성인의 20%가 만성 통증을 가지고 있으리라 추정한다.

근육이 외치는 소리 없는 아우성
만성통증은 척수손상 후 통증, 만성 요통, 대상포진 통증, 긴장형 두통, 혈관성 통증, 담관통, 골반통, 근막동통증후군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근육통이다.
근육통은 비염증성 근육통으로, 외관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 탓에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특별히 힘든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온몸이 쑤시고 아픈 근육통과 신체 부위 군데군데에서 느껴지는 압력통이다. 통증이 너무 심해 잠들기조차 힘들어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환자 상당수가 중증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고 만성피로로 인한 무기력증을 겪는다.
근육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관절부위 통증이 심하고 자고 일어나면 몸이 뻣뻣해지거나 붓는 증상 등이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하지만, 염증성이 아닌 근육통 자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만성 근육통 개선 돕는 성분
근육통은 만성적인 전신통증으로 일상생활을 해치고, 우울증을 불러올 만큼 괴로운 병이다. 그러나 빨리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질병이기도 하다. 근육통에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을 섭취하면서 운동과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근육통 개선을 위한 영양성분으로는 △마그네슘 △칼슘 △비타민D △MSM △비타민 B군 등을 꼽을 수 있다.

근육의 이완과 수축에 관여하는 ‘마그네슘’
마그네슘은 300가지가 넘는 몸의 화학작용과 근육 이완 수축에 관여하는 성분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칼슘과 연관된 마그네슘의 기능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의 근육이 수축할 때는 근육 단백질의 주요 성분인 미오신(myosin)이 액틴(actin)을 잡아당겨 액틴 사이의 거리가 짧아진다. 칼슘은 이러한 수축 과정을 칼슘이 돕고, 마그네슘은 이때 칼슘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즉,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근섬유 손상이 생길 수도 있고, 근섬유 내 압력이 올라가 혈액의 미세순환이 잘되지 않아 근육의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 또한 마그네슘은 두통, 편두통, 생리통, 혈관 경련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그네슘 결핍을 부르는 요인은 불균형한 식사, 스트레스, 과도한 알코올과 탄산 섭취 등이다. 만약 근육통, 관절염, 생리통, 근육 경련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마그네슘이 결핍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음식이나 영양제 등으로 보충해야 한다. 일반의약품 정보를 기준으로, 하루에 마그네슘을 280mg 이상 섭취하면 마그네슘 결핍으로 인한 근육 경련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마그네슘이 과하면 설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약물의 흡수를 방해하는 특성이 있어 다른 약을 복용한다면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마그네슘과 시너지 내는 ‘칼슘’

칼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세포 내의 신호 전달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전해질이다. 혈액에 존재하는 칼슘은 심장박동, 혈관의 수축과 이완, 신경 자극 전달 등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데 필요하기도 하다.
칼슘은 뼈와 치아의 주 성분인데 혈액 내 칼슘의 농도가 낮아지면 우리 몸은 뼈에 있는 칼슘을 용해해 사용한다. 이는 칼슘 섭취가 충분하지 않으면,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져 정상적인 골격 대사와 골밀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경 및 근육 기능 조절에 있어 칼슘과 마그네슘은 서로 길항작용을 한다.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신경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면, 칼슘은 근육 긴장하게 하고 신경을 흥분시킨다.

건강과 인체 작용에 큰 도움이 되는 칼슘이지만 체내 칼슘 농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칼슘 수치가 8.5mg/dL 이하일 때 ‘저칼슘혈증(Hypocalcemia)’으로 진단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피로감, 우울, 불안, 근육통, 근육 경련 등과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칼슘을 단독으로 과량 복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혈액 내 칼슘 농도가 10.5mg/dL 이상인 ‘고칼슘혈증(Hypercalcemia)’의 경우 심혈관질환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과잉된 칼슘들이 혈관 석회화 및 혈관 수축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칼슘은 철분과 아연 같은 다른 미량 무기질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2,000mg을 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섭취해야 한다.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비타민 D는 자외선 노출로 합성되는 '햇볕 비타민'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D의 90%는 피부가 햇볕에 노출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지며,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을 흡수하는데 도움을 주며 성장, 뼈와 치아의 건강, 무기질 항상성, 면역력 등과 관련이 있다. 또한 장에서 혈청 칼슘과 인 흡수를 돕는다.

비타민 D는 하루에 20~30분만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지만, 현대인들은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자외선 차단제 등을 사용해 햇빛을 받는 일이 적다. 실제 한국인 10명 중 9명은 비타민 D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D가 결핍되면 근력 감소로 인한 보행능력 상실, 호흡 근력 약화, 통증 등을 동반하는 근육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D 농도가 충분하면 우리 몸은 음식물로부터 30~40% 정도의 칼슘을 흡수하는데, 반대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10~15%의 흡수율에 그친다. 칼슘과 함께 비타민 D를 섭취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타민 D의 1일 충분 섭취량은 50세 이하의 성인은 5㎍, 15세 이하의 어린이와 50세 이상은 10㎍이다.

손상 근육의 회복에 앞장서는, MSM
과격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MSM(Methylsulfonylmethance, 메틸설포닐메단) 섭취를 권장할 수 있다. MSM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근육 회복을 돕기 때문이다.

MSM은 ‘식이유황’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8대 영양소 중 하나다. 식이유황은 연골을 비롯해 근육, 머리카락, 손발톱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콜라겐 합성에 쓰인다. 이렇듯 건강을 돕는 MSM은 녹색 채소와 기타 음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식물성 플랑크톤에 의해 배출되는 천연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몸에는 200g 이상의 유황이 포함되어 있는데, 노화에 따라 양이 감소하고 결핍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MSM 결핍 시 신경통, 오십견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신체 장기와 조직의 이상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MSM의 효능은 다양하다. 관절 통증 감소, 근육 손상 예방, 알레르기 증상 완화, 면역력 강화, 피부 건강 향상, 암세포 퇴치 등이 대표적이며 특히 관절통이나 근육통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는 MSM이 근육 내 세포벽의 유연성과 투과성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즉, 영양분이 조직을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해서 근육 회복과 젖산 제거에 이롭게 작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와 더불어 MSM은 신체의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NF-kB를 억제하고, 염증을 만들어내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줄이며, 신체에서 자체 생산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의 수치를 높여 ‘항염’ 작용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MSM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1,500mg이다.

피로 물질 개선에 탁월한, 비타민B군
젖산은 근육 통증을 유발하는 피로물질로 주로 급격한 운동을 했을 때 쌓인다. 생성된 젖산은 전하를 띈 형태로 존재하는데 물에 친화성을 나타내서(친수성) 삼투압에 영향을 미친다. 체내에 젖산이 쌓이면 삼투압을 낮추기 위해 삼투 현상이 일어나 물이 들어오고, 근육이 부으면서 주변의 신경이 눌리게 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젖산은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하면 각각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으로 분해되면서 세포에 흡수된다. 세 가지 중 피로에 영향을 주는 것은 포도당인데, 세포에 들어간 포도당이 에너지로 이용되려면 '트리카르복시산(Tricarboxylicacid, TCA) 회로'라는 세포 속 에너지 생산 공장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 비타민 B가 중요하게 관여한다. 비타민B는 포도당이 TCA에 잘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체내 비타민 B가 부족하면 포도당이 TCA공장에 들어가지 못해, 포도당이 피로물질인 젖산으로 변해 쌓인다. 비타민 B가 ‘피로 개선 성분’으로 부르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젖산 자체는 근육 통증과 경련에 관여한다. 따라서 만성통증이 있다면 몸에 쌓인 피로를 잘 풀어야 한다. 피로 물질을 개선하는 비타민B군은 총 8종으로, 비타민 B1(티아민), 비타민 B2(리보플라빈), 비타민B3(니코틴산아미드), 비타민B5(판토텐산), 비타민B6(피리독신), 비타민B9(엽산), 비타민B12(시아노코발라민)가 있다.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돼지고기류, 해바라기씨, 콩류, 수박 등이다. 아스파라거스, 육류의 내장, 버섯에도 풍부하다. 물론 식사만으로 비타민B군을 섭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비타민B군이 포함된 영양제로 권장량을 보충하면서 중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피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만성통증 예방하는 방법
만성통증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주요한 요인이므로 평소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사실 만성통증을 100% 예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적어도 완화하는 방안은 있다.

1. 바른 자세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무심코 하는 여러 자세들이 근육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많이 보는 직업은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의자에 바른 자세로 업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의 경직을 방지하기 위하여 업무 중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운동 전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운동을 찾는 것이 필요하며,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만성 근육 통증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하루 5분 정도에서 시작해 하루 20~30분씩 주 2~3회의 빈도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3. 균형 있는 영양 섭취
당분, 단백질, 각종 비타민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비타민 B, D 등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균형 잡힌 여러 음식을 섭취해 영양분을 골고루 공급해야 한다. 하루 1.5리터 이상 혹은 6~8컵 이상의 수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품 등을 통해 섭취하기 힘든 영양 성분은 영양제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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