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업]㊤ "어른들도 무서워요"…4년간 1525명 어린이 사망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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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성인들도 다니기 위험한 장소예요."
지난 2020년 3월25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신호등·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골자인 민식이법이 발효됐지만 여전히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스쿨존 내 어린이 사고 위험성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전국에서도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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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한속도 무색, 좁은 도로 쌩쌩…시민들 "성인도 위험"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이곳은 성인들도 다니기 위험한 장소예요."
이달 2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근처에서 음주 차량에 9세 남자 어린이가 치여 숨졌다. 28일 찾아간 사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입을 모아 이곳이 어른들에게도 위험한 장소라고 지적했다. 노란색 안전표지판 넘어 있는 조그만 사고 현장 인근 벽에는 사망한 초등학생을 애도하는 메모지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지난 2020년 3월25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신호등·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골자인 민식이법이 발효됐지만 여전히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내리막길·좁은 도로…"어른들도 무섭다"
28일 오전 11시부터 낮12시까지 1시간 정도 지켜본 사고 현장 인근은 여러 차례 아찔한 모습이 보였다. 먼저 시속 30㎞인 스쿨존 내 도로에서 이를 초과해서 달리는 차들이 여러 대 보였다.
사고 현장은 가파른 경사지대와 차 2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폭이 좁은 도로였는데 이런 도로에서도 제한 속도를 초과해서 쌩쌩 달리는 차들이 있는 것이다. 방학이 시작됐지만 학교에 보충학습 등을 받으러 오는 몇몇 어린아이들이 위험해 보였다. 손자를 데리러 온 한 80대 노인은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차에 놀라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의 한 상인은 "몇 년 전부터 경사 아래쪽에서 올라와 좌회전하려는 차량을 보면 특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곳은 하교시간에는 등교시간보다 더 복잡해지는데 부모나 보호자 없이 혼자 등하교를 하는 어린이들이 항상 불안해 보였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사고현장 인근에서 검침을 하는 검침원도 "올 때마다 성인인 나도 좁은 도로와 내리막에서 빨리 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항상 긴장한다"며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스쿨존 인근에서 사망사고가 났던 서울 도림초등학교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도 "학교 정문이 언덕 넘어서 내려오는 내리막길 앞에 있어서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언북초등학교 후문 인근보다는 도로 폭이 넓지만 차량 한 대가 오른편에 정차하면 뒤따라오던 차량이 옆으로 겨우 지나갈 정도로 넓지 않았다.
◇전국 스쿨존 4년 동안 어린이 12명 사망…부상 1513건
스쿨존 내 어린이 사고 위험성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도로교통공단이 이해식 더불어민주당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동안 서울시 스쿨존 내에서 총 4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해당 자료에는 없지만 올해 12월에도 1명의 어린이가 스쿨존 안에서 사망했다. 5년간 총 5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스쿨존 내 부상 어린이도 총 53명이었다.
전국에서도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동안 전국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은 총 11건이었다. 올해 알려진 1건까지 합치면 4년간 총 12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부상자도 같은 기간 1513명이나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다 실효성이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해마다 반복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등을 활용한 시스템 구축까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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