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치열한 선두 경쟁의 이면

김창성 기자 2022. 12. 3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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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독일차의 고민②] 세단·SUV 실적 서로 극과 극… 라인업 약점 뚜렷

[편집자주]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 브랜드 판매량을 압도하며 국내 수입차시장을 휘어잡았지만 각종 할인에 자체 금융사 프로모션도 강화해 배경이 주목된다. 소비자들에 혜택을 제공하는 줄로 알지만 실상은 재고 소진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다. 엄청난 판매량 속에 숨은 독일차 각 브랜드의 이면을 살펴봤다.

세단 판매에서 강점을 보인 벤츠코리아가 SUV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한 벤츠 전시장. /사진=김창성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근심 가득
②벤츠·BMW, 치열한 선두 경쟁의 이면
③못 믿을 폭스바겐·아우디… 차 받았는데 바로 할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국내 수입자동차시장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2016~2021년까지는 벤츠코리아가 1위를 차지했지만 2022년은 BMW코리아의 판매량이 뛰며 두 회사의 성적이 엎치락뒤치락 했다. 7년 연속 왕좌를 지키려는 벤츠코리아와 탈환을 노리는 BMW코리아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경쟁을 벌였지만 벤츠코리아는 승용형 다목적차(SUV), BMW는 세단이 아픈 손가락이다.


판매량 각축전… 7만1525대 VS 7만1713대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수입차업계 1위는 벤츠코리아였다. 한동안 BMW·폭스바겐과 렉서스·혼다 등에 밀려 2~3위권에 머물렀던 벤츠코리아는 2016년 BMW코리아를 꺾고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 1위에 처음 오른 뒤 2021년까지 6년 동안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2016~2021년까지 벤츠코리아가 누렸던 수입차업계 1위 지위는 2022년에 흔들렸다. 이른바 불자동차 사건 등으로 주춤했던 BMW코리아가 다시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벤츠코리아의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막아섰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2022년 1~11월 판매량은 7만1525대로 지난해(6만9400대)보다 3.1% 늘었고 점유율도 27.51%에서 28.18%로 상승했다.
/ 디자인=이강준 기자
같은 기간 BMW코리아는 7만1713대를 팔아 전년(6만1436대) 실적보다 16.7% 뛰었고 점유율도 24.36%에서 28.26%로 확대됐다.

두 회사의 2022년 월간 판매 실적(판매량, 점유율 순)을 살펴보면 벤츠코리아는 ▲1월 3405대(19.61%) ▲2월 5970대(30.69%) ▲3월 8767대(35.18%) ▲4월 7822대(33.91%)▲5월 7388대(31.42%) ▲6월 5845대(25.75%) ▲7월 5456대(25.47%)▲8월 5940대(24.91%) ▲9월 5481대(22.91%) ▲10월 7717대(30.43%) ▲11월 7734대(27.40%)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는 ▲1월 5550대(31.97%) ▲2월 5656대(29.07%) ▲3월 6837대(27.44%) ▲4월 6658대(28.86%) ▲5월 6402대(27.23%) ▲6월 6449대(28.42%) ▲7월 5490대(25.63%) ▲8월 7303대(30.62%) ▲9월 7405대(30.95%) ▲10월 6754대(26.63%) ▲11월 7209대(25.54%)로 집계됐다.

벤츠코리아는 상반기(1~6월)까지는 3만9197대를 팔아 BMW코리아(3만7552대)를 1645대의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BMW코리아가 3만4161를 판매해 벤츠코리아(3만2328대)를 1833대차로 따돌리고 1~11월 누적 판매량 1위에 올랐다.
SUV 판매량이 높은 BMW코리아가 세단에서는 벤츠에 뒤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한 BMW 전시장. /사진=김창성 기자


표정 엇갈린 세단·SUV 판매량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는 2022년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각 사의 강점·약점 라인업 판매량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벤츠코리아는 세단에서 강세를 보이며 BMW코리아를 앞섰지만 SUV 판매량에서는 크게 밀렸다. BMW코리아는 SUV 판매량에서 벤츠코리아를 이겼지만 세단은 힘을 쓰지 못했다.

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2022년 1~11월 세단 판매량은 총 5만1053대다.

월별로는 ▲1월 3032대 ▲2월 5256대 ▲3월 5721대 ▲4월 6096대 ▲5월 5950대 ▲6월 3614대 ▲7월 3619대 ▲8월 4402대 ▲9월 3070대 ▲10월 4559대 ▲11월 5734대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의 세단 판매량은 벤츠코리아에 1만2504대 뒤진 3만8549대다.

월별로는 ▲1월 3466대 ▲2월 3180대 ▲3월 3275대 ▲4월 4407대 ▲5월 3434대 ▲6월 2521대 ▲7월 2016대 ▲8월 4294대 ▲9월 3813대 ▲10월 3774대 ▲11월 4369대로 집계됐다.
/ 디자인=이강준 기자
세단에서 벤츠코리아에 밀린 BMW코리아는 SUV에서는 강세를 보였다. BMW코리아는 이 기간 3만2043대의 SUV를 판매하며 1만9927대를 판 벤츠코리아보다 1만2116대 앞섰다.

벤츠코리아는 2022년 트림별 판매량 톱10에 SUV 라인업을 올리지 못했다. 모델별 누적 판매량에서 GLE가 6636대로 선전했지만 BMW코리아의 X5(6925대)에 밀렸다. BMW코리아는 X5 외에도 ▲X3(6179대) ▲X4(4704대)까지 톱10에 이름을 올려 벤츠코리아를 눌렀다.

BMW코리아는 SUV로 웃었지만 세단 기상도는 흐리다. 트림별 판매량을 보면 BMW코리아는 ▲520(9294대) ▲530(3999대)로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지만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벤츠코리아의 ▲E250(1만1425대) ▲E350 4MATIC(9460대)에 밀린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플래그십 세단 대결에서도 벤츠 S클래스의 압승이다. S클래스는 1만2147대가 팔렸지만 BMW 7시리즈 판매는 2657대에 그쳤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은 결국 해당 브랜드 특성을 반영한다"며 "젊은 감성이 부족한 벤츠, 고급스러움의 결이 다른 BMW의 고민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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