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한파' 속 마무리…노원 추락·서초는 버티기

나원식 2022. 12. 3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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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서울 아파트값, 작년 상승분 반납
노원구 -12%…올해 서울서 가장 많이 떨어져
전국 아파트값 -7.22%…세종·대구·인천 10%대 하락

전국 아파트 가격이 또 사상 최대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하반기 들어 주간 하락 폭 기록을 매주 갈아치우는 분위기였는데요. 이렇게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집값이 추락하는 흐름 속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올해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하며 그야말로 역대급 거래 절벽이 이어졌다는 점이 특징이었는데요. 급매 위주의 거래로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결국 서울은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서울 자치구 중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는데 올해는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기록됐습니다. 반면 서초구는 '강남권'에서도 하락세에 크게 휩쓸리지 않으며 비교적 굳건한 모습을 보였고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서울, 두 달째 최대 하락…연간 변동률 -7.2%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마지막 주(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76% 하락하며 전주(-0.73%)보다 낙폭이 더욱 확대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낙폭 기록을 세웠습니다.

서울(-0.72→-0.74%)과 수도권(-0.91→-0.93%), 지방(-0.55→-0.59%)에서도 일제히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는데요. 서울의 경우 두 달 가까이 최대 하락 폭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심리가 매우 위축된 가운데 일부 직거래와 간헐적인 급급매 거래로 대기 수요자들의 매수 기대 가격이 더욱 낮아지는 등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며 하락 폭이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서울의 경우 올해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이 -7.20%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6.5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전국 시도 중에서는 세종시가 올 한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요. 누적 변동률이 -16.74%에 달합니다. 이어 대구(-11.91%), 인천(-11.8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아파트값의 누적 변동률은 -7.22%를 기록했고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 한해 서울 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노원구(-12.02%)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83%의 상승률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반면 서초구는 올해 누적 변동률이 -2.42%로 서울에서 가장 조금 떨어진 지역으로 기록됐습니다. 서초구가 속한 강남4구(동남권)의 경우 -5.41%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 누적 변동률(-6.58%)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요. 서울 내에서도 집값의 양극화는 여전했던 셈입니다.

거래 절벽에 미분양 급증…추가 규제 완화 예고

올해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역대급 거래절벽 속에서 나타났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반기 들어 정부가 규제완화에 시동을 걸긴 했지만 여전했던 규제 속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친 영향인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640건을 기록한 이래 11월까지 5개월 연속 1000건 이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거래 빙하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으로 심지어 국내 인구 이동자 수가 크게 줄었다는 통계치마저 나왔을 정도입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1월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이동자 수는 47만 6000명이었는데요.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주택매매 수요가 크게 위축하다 보니 미분양 주택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죠.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8027가구로 전달보다 36.3% 증가했습니다. 통상 미분양 주택이 5만 가구 이상을 '위험 수위'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확연하게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새해 국내 주택시장에는 어떤 흐름이 나타날까요. 얼마 전 정부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6%를 제시했는데요. 정부마저 1%대 성장을 전망할 만큼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올해 하반기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정부는 새해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을 예고한 바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정책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새해에는 정부가 급락세를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집값이 이미 높았던 데다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특히 세종시나 서울 노원구 등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의 조정 폭이 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최근의 급락세가 지속할 경우 정부의 연착륙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서울 규제지역 해제 등 대대적인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완화 등에 따른 반등 시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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