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vs 이승엽…2023 엽의 전쟁, 잠실라이벌 새로운 페이지가 열린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 감독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LG 염경엽 감독이 지난 가을 취임한 뒤 남긴 코멘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염경엽 감독은 초보 감독이자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도 성공해야 KBO리그 지도자들의 다양성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야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재미까지 줄 수 있다고 봤다.
염 감독은 이 감독과 선의의 맞대결을 펼치고 싶어한다. 이 감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2023년, 잠실라이벌은 ‘엽의 전쟁’이다. 두 감독이 걸어온 길은 판이하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은 볼 것이 없었다. 그러나 LG에서 프런트와 코치, 히어로즈와 SK에서 감독과 단장까지 역임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선수 은퇴 이후 화려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반면 이 감독은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40인 선정 투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야구,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대신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와는 거리를 둬왔다. 올해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서 몬스터즈 사령탑을 역임했지만, 이걸 ‘지도자 경험’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염 감독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유지할 것이다. 라인업, 필승조 등 기본적인 선수 활용법을 스프링캠프 이전에 미리 확정하고, 개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 효율적인 준비를 하는 스타일은 여전하다. 단, SK 시절 실패를 거울 삼아 약간의 변화가 가미될 것이다.
이 감독의 스타일은 확인된 바 없다. 최강야구서 믿음과 디테일을 동시에 보여줬지만, 이걸 ‘진짜 프로’세계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코치 경험 없는 감독, 역사상 최고 레전드의 감독 변신은 그 자체로 내년 KBO리그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리그 전체로 시선을 옮겨도, LG와 두산의 행보는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여전히 리그 흥행은 예전만 못하다. 수도 서울을 홈으로 쓰는 LG와 두산의 성적, 색깔이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그 판도에도 두 팀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뎁스가 두껍고, 파트별 전력이 고르다. 실질적으로 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력을 지녔다. 디펜딩챔피언 SSG를 견제할 1순위 후보다. 아울러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이나 재도약을 노리는 KT 등의 견제를 뿌리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LG가 상위권 구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후보라면, 두산은 중위권의 다크호스다. 양의지 영입으로 확실히 투타 업그레이드가 예상된다. 마운드에 유망주가 많기 때문에, 타선만 이 감독의 디테일이 입혀지면 예년의 모습을 회복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염경엽 감독(위), 이승엽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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