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골프·노래방 음주 등 거래처 접대하다 심근경색 사망…法 “업무상 재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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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거래처를 접대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직장인이 행정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법원은 유족 측 주장에 따라 비록 A씨에게 지병이 있었다고 해도 그가 사내 관리부 부장을 맡으며 인사·총무·회계·경리업무 전반에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 전 발생한 퇴사근로자들의 수당지급 관련 고용노동부 진정 등에 대해서도 대응하며 과중한 업무를 맡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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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거래처를 접대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직장인이 행정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최근 직장인 A씨 측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회사 관리부 부장이었던 A씨는 2020년 9월12일 오후 12시께 충남 아산시에서 거래처 관계자들과 골프라운딩을 했다. 오후 6시께 라운딩이 끝나자 오후 9시까지는 저녁식사 겸 소주 3병에 맥주 6병을 마셨다.
이후 이 일행은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양주 3병을 마셨고 술자리는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A씨는 노래방에서 잠들었는데 술에 취한 일행은 제각각 귀가했고, 노래방 직원이 A씨를 깨웠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9월13일 새벽 12시39분 119 신고로 A씨는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미 심장박동 및 호흡은 모두 정지된 상태였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였다.
유족은 A씨가 사망 전 12주일 간 주 평균 약 40시간을 근무했는데, 사망 전 1주일 간 약 55시간을 근무했다며 이를 사망 전 30% 이상 업무가 증가한 '단기 과로'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요청했지만 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 측은 A씨의 사망 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만성 과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유족 측 주장에 따라 비록 A씨에게 지병이 있었다고 해도 그가 사내 관리부 부장을 맡으며 인사·총무·회계·경리업무 전반에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 전 발생한 퇴사근로자들의 수당지급 관련 고용노동부 진정 등에 대해서도 대응하며 과중한 업무를 맡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망인이 회사와 대표자를 위해 이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상당한 업무상 부담"이라며 "사망 당시에는 거래처 회사의 신축 공장 설계 문제로 인해 회사 내 갈등이 발생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업무상 부담이 망인의 사망 전 12주 이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통상적인 총무업무보다 상당히 심한 수준의 정신적 긴장을 요하는 업무가 단기간의 간격을 두고 연속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무 영향으로 만성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병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업무로 피곤한 상태에서 휴일근무와 근무 일환인 음주로 질병이 급격히 악화해 갑작스러운 심장기능 이상,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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