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학개미 가이드] ②금리에 발목 잡힌 빅테크…“테슬라·애플·넷플릭스는 이익 성장성 커”

권유정 기자 2022. 12.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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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16곳 대상 설문조사
긴축 경계 속 변동성 확대 무게
빅테크 내 선별 접근은 ‘유효’

신년에도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의 금리로 복귀하지 않는 이상 기술주가 이전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굳이 기술주에 베팅한다면 현금 흐름이나 이익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새해를 맞아 조선비즈는 국내 증권사 16곳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나스닥지수는 낮게는 8800포인트(P)(키움증권)까지 떨어지고, 높게는 1만3000P(이베스트, IBK투자증권)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리서치센터 16곳 중 나스닥지수 예상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는 8곳으로, 일부는 아예 미국 지수 전망은 하지 않았다.

그래피=손민균

전문가들은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마무리되면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해지겠지만, 이마저도 단기적인 랠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테슬라 등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 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면 그동안 과도하게 낙폭을 키운 기술주가 제한적으로 가격 회복을 할 것”이라며 “다만 이런 흐름은 매우 압축적으로 나타나고, 이후에는 모멘텀이 빠르게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상반기 미국 경기와 실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기술주는 2분기까지 실적 추가 하향 리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상반기까지 기술주는 구조적인 상승세보다는 변동성 높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선 멀티플(주가배수‧Price Multiple)이 크게 축소돼 있는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경기나 기업 실적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기술주 주가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델3. /조선DB

테슬라를 비롯한 일부 대형 기술주는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테슬라와 같은 대형 기술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기에 기술주 중에서 이런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는 지난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서학개미는 연초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테슬라 주식 27억달러(한화 약 3조427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테슬라 주가가 거듭 낙폭을 키우자,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분석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70% 가까이 하락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테슬라의 경우 소비가 둔화하며 이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자사주 매입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주환원에 필요한 현금 흐름도 충분히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기 때문에 탑라인(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찾기 힘든 환경”이라며 “빅테크 내에서 유일하게 40% 이상 성장할 기업은 테슬라뿐”이라고 했다.

테슬라 외에는 애플, 넷플릭스 등이 그나마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현금 발생 능력, 이익 성장성이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다른 빅테크주에 비해서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애플과 넷플릭스 모두 광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확장현실(XR) 기기 출시까지 앞두고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광고 인력 확충을 통해 앱스토어, 애플, TV, 뮤직 등 여러 채널에 광고를 삽입하고 수익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XR 기기 출시가 대중화를 의미하진 않지만,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주가 상승 촉매제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광고 포함 저가 요금제를 도입해 다시 한번 가입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높은 광고 단가도 사용자당평균매출(ARPU)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iOS 생태계를 넓히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매출액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가 애플 판매량을 하향 조정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애플의 투자 포인트가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최근 2년래 하단인 20.3배에 거래 중이라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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