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석현준 인터뷰 "귀화설-병역 회피 아냐… 난 한국인"

이재호 기자 2022. 12.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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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축구 대표팀 출신 석현준(31)이 드디어 입장을 밝혔다. 석현준의 첫 마디는 "하루라도 빨리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며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KFA

석현준은 30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석현준은 "12월30일부로 경찰-검찰 조사를 마치고 제 병역 문제가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을 기다리게 됐기에 이제야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했다"며 뒤늦게 입을 연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한 "지난 여름, 1년의 계약기간만 남아 위약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저는 병역을 위해 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해지를 했습니다. 현재는 무적 상태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포르투갈 최고팀 포르투 등을 거치며 A매치 15경기 5골을 기록한 석현준은 2020년 병무청이 발표한 병역기피자명단에 올라 논란이 됐었다. 수많은 논란과 귀화설 등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파다했다.

석현준 입장문. ⓒ석현준 SNS

스포츠한국은 석현준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인터뷰에서 석현준은 SNS에서 담지 못한 진심을 더 털어놓고, 국민들에게 논란과 관련 깊은 사과를 전했다.

아래는 석현준과의 문답.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SNS에서 밝혔듯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경찰-검찰 조사를 마치고 재판에 넘어간 상황이다. 어떤 처벌이 내려지더라도 처벌을 받고 빨리 입대를 하겠다.

-프랑스 리그앙 트루아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지 않나?

1년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구단에 사정해 위약금을 내고 계약해지를 했다. 그래야 문제없이 군대를 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해외 여러팀에서 제의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라도 늦은 병역 문제를 꼭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모든 제의를 뿌리쳤고 현재 6개월째 무적상태로 있다. 국내에 들어와 병역을 해결해야한다는 마음 뿐이다.

-귀화설 등 여러 문제가 많지 않았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 병역을 회피하려는건 아니었다. 구단에서 저를 높은 이적료로 데려오다보니 긴 계약기간을 강요했다. 저는 외국 에이전트와 일을 했는데 '합법적으로 병역을 연기하고 여권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사인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난민 신청'이었다. 난민 신청을 하려면 국가에 핍박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았다는걸 증명하고 조국을 비난해야 했다. 하지만 전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그렇다보니 또 시간이 지체됐다. 제가 너무 쉽게 남을 믿고 의지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변명할 수 없다. 제 잘못이다.

-병역문제가 대두되기 전에 국내로 돌아왔으면 되는 것 아닌가?

제가 한창 활약할 때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복귀를 시도했었다. 실제로 구단명은 밝히기 어렵지만 저와 접촉한 K리그 구단들은 알 것이다. 하지만 소속 해외팀에서 높은 이적료와 임대료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국내 복귀를 위해 해외팀에 협조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해외팀들은 한국의 병역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고 주전급 선수를 싼값에 한국에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높은 이적료를 제시하는 다른 해외팀에 팔 생각만 했다.

-그동안 왜 많은 추측과 논란에도 연락두절이었나

저도 국내에서 저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는건 오히려 논란을 키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묵을 지켰는데 그러다보니 더 불필요한 논란만 재생산되더라. 지금 이렇게 나선 이유도 이제야 병역 문제 해결에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리가 다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락을 못드린 언론, 축구 관계자, 팬들께 죄송하다.

-향후 계획은?

현재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을 기다리는 중인데 빨리 처분을 내려주시면 어떤 처벌이든 달게 받고 빨리 입대신청을 하겠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것도 늦게나마 병역을 치르기 위해서다.

-결혼을 했고 자녀가 있으니 상근으로 입대하나?

어떤 방식이든 결정되는 것에 따르겠다.

-국민들과 팬들에게

해외에서 프로에 데뷔해 줄곧 지냈지만 저는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다. 아내와 아이들 모두 한국 사람이다. 당당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될 것이다. 단 한 순간도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저버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순간만큼 제 인생에 뿌듯했던건 없다.

현명함이 필요한 시기에 그러지 못한 판단으로 오해를 샀고 죄송하다. 너무 늦었다. 늦은 만큼 빨리 병역을 해결한 후 허락하신다면 제 마지막은 K리그에서 보내고 싶다.

석현준의 FC포르투 시절의 모습.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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