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인터뷰] 피츠버그서 새 출발 최지만 "예비 FA? 팀에 보탬되는 게 우선"
"한국야구 경쟁력 높아…뛸 수 있다면 고향팀 SSG서"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로운 팀에서 2023년을 맞이하게 된 '메이저리거' 최지만(31)이 반등을 예고했다.
최지만은 빅리그에서 7번째 시즌이었던 올해 타율 0.233(356타수 83안타) 11홈런 52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엄격한 플래툰(상대 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출전 여부 결정)을 적용받은 탓도 있었지만 팔꿈치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친 최지만은 지난 달 중순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전격 트레이드되며 5번째 팀을 만나게 됐다. 상대는 마이너리그 투수 잭 하트맨(24)이었다.
30일 인천 모처에서 뉴스1과 2022년을 마무리하는 인터뷰를 가진 최지만은 "트레이드 확정 후 탬파베이의 단장님부터 감독님,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 가족까지 연락이 와 아쉬워해주셨다"며 "2018년 6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탬파베이로 이적할 때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다. 내가 여기서 잘 생활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역시 슬펐다. 내가 더 잘했다면 트레이드 상대가 더 수준이 높은 선수였을텐데 그러지 못해 탬파베이에 미안함도 들었다"며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새로운 팀에서 얼른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다. 지난 달 팔꿈치 수술 후 회복 훈련을 착실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지만이 향하는 피츠버그는 과거 박찬호(2010년)와 강정호(2015~2019년)가 몸 담아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피츠버그는 2015년을 끝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고있는 약팀이다. 탬파베이에서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최지만에게는 낯설 법하다.
최지만은 "처음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같이 우승을 노리는 강팀에 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탬파베이도 내가 온 이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팀이 됐다.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피츠버그에서도 내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2022시즌을 주전 1루수 없이 치렀기에 내년 최지만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수비 시프트가 금지되는 것도 최지만에게 호재다.
내년 시즌 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최지만은 동기부여도 어느 때보다 크다. 앞서 MLB 선배 추신수는 2013시즌을 잘 마친 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약 1635억원)이라는 거액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그러나 최지만은 "주위에서는 기회라고들 해주시는데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이다. 경쟁자나 규정을 의식하기보다 내 할 것을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내 실력을 보여주면서 어떤 자리에서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도 사람인지라 연봉 인상을 기대 안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먼저 성적을 내고 난 뒤의 얘기"라며 "그보다 일단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간 미국에서 자꾸 주거지를 옮겨야 했기에 안정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긴 최지만은 내년 시즌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의 맞대결도 불가피하다. 최지만은 경쟁보다는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 (추)신수형, (류)현진이형과 함께 해봤다. 이제 (김)하성이와도 만나게 될텐데 한국 선수들끼리 MLB에서 경쟁 의식을 느끼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한국인이 빅리그에서 맞붙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많은 후배들이 우리들을 보고 도전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0년 동산고 졸업 후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KBO리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최지만에게 한국 야구는 언제나 그립고 관심이 간다.
그는 "최근 한국 야구는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 이정후 다음으로 김혜성(이상 키움 히어로즈)이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말 성실한 선수"라며 "사이드암 정우영(LG 트윈스)도 통할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내가 학교 다닐 때 인천을 연고로 했던 현대 유니콘스를 좋아했다. 지금은 SSG 랜더스를 좋아한다. 올해 정말 많은 투자로 우승을 했더라"며 "사실 KBO리그가 어느 정도 열악한지 몰랐는데 신수형이 온 뒤로 SSG부터 많이 바뀐 것 같다. 구단주의 많은 투자로 선수들도 자부심을 가질 것 같다. 나도 한국 생활을 선택할 수 있다면 고향팀인 SSG에서 뛰고 싶다"고 바램을 표했다.
그러나 최지만이 국내 무대로 돌아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998년 아마추어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든 해외파 2년 유예 조항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최지만이 미국 생활을 접고 2년을 쉬어야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
최지만은 "나 뿐 아니라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모든 선수들에게 아쉬운 조항이다. 분명 필요한 제도긴 하지만 약간의 개정이 있으면 좋겠다"며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KBO 관계자분께도 이런 말을 드리면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최지만은 빅리그에서 많은 커리어를 쌓았지만 예상 외로 아직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지만의 승선 여부가 관심사 중 하나다.
최지만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다 국가대표에 대한 소망이 있다. 특히 나는 졸업 후 미국에서만 생활해 한국 선수들과 정말 같이 한 팀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며 "그러나 지금은 팀을 옮긴 직후라 내 선택권이 없다. 구단의 승인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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