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왕위 물려주듯... '새 황제' 메시 대관식 '11일 후' 눈감은 펠레[초점]

김성수 기자 2022. 12.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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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꺾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리오넬 메시(35)는 마침내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한 대관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축하를 전했던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82)는 그로부터 11일 후 그를 칭송하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물과 함께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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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를 꺾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리오넬 메시(35)는 마침내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한 대관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축하를 전했던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82)는 그로부터 11일 후 그를 칭송하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물과 함께 눈을 감았다. 정말 황제가 서거하듯이 말이다.

리오넬 메시(왼쪽)와 펠레. ⓒ리오넬 메시 SNS

30일 각국 외신들은 속보를 통해 "펠레가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펠레는 축구선수 중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가 누구인지 논할 때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전설이다. 그는 지난 1957년 브라질 국가대표로 선발돼 14년 동안 활약하며 세 번(1958·1962·1970)의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A매치 92경기에서 77골을 터뜨린 그는 여전히 브라질 역대 최다 득점자로 남아있다. 그는 은퇴 후에도 브라질 체육부장관, 2014 브라질 월드컵 명예 대사직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노화에 따른 건강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펠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11월에는 심부전증, 전신 부종, 정신 착란 증세 등으로 재입원했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까지 겹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펠레의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그를 응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펠레는 결국 이날 세상을 떠났고 축구계는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됐다. 이에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펠레의 축하를 받기도 했던 메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펠레여 편히 잠드소서"라며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애도의 말을 전했다.

사실 메시에게 펠레는 존경의 대상이자 넘어야 할 목표였다. 7번의 발롱도르, 4번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11번의 리그 우승 등 개인 및 클럽 성적에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던 메시. 하지만 그가 'GOAT' 논쟁에서 레전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등에게 딱 하나 명함을 내밀지 못한 것이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고 생애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오넬 메시. ⓒAFPBBNews = News1

그것을 위해 메시는 조국을 이끌고 자신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섰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프랑스와의 전설적인 명승부 끝에 감격승을 거둬 36년 만의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 그는 누구보다도 'GOAT'가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그야말로 '새 축구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 이 과정을 모두 목격한 펠레는 결승전 종료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축구는 언제나 매혹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메시가 생애 첫 월드컵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 마라도나는 지금 확실히 웃고 있겠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우승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 22일 펠레의 암 증세가 더욱 악화됐고, 결국 30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라는 마지막 말과 함께 '축구 황제'는 82년간의 여행을 마쳤다.

마침내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메시. 그리고 그 순간을 눈에 담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축구 황제' 펠레.

마치 왕위가 계승되듯 영광과 죽음의 순간이 교차하며 축구사의 한 페이지가 이렇게 넘어갔다.

펠레.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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