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1면 사진] 그날의 아픔 잊지 않고··· 희망 찾아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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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아, 딱 한 번만 보고 싶다.' 새해 소망을 물었는데 불쑥 그리움이 튀어나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오지민씨의 어머니 김은미(51)씨는 꿈에서도 딸을 그린다.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것 같아요. 우리 지민이 한 번만 보고 싶다." 엄마는 딸의 빈자리를 실감할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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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아, 딱 한 번만 보고 싶다.’ 새해 소망을 물었는데 불쑥 그리움이 튀어나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오지민씨의 어머니 김은미(51)씨는 꿈에서도 딸을 그린다.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것 같아요. 우리 지민이 한 번만 보고 싶다.” 엄마는 딸의 빈자리를 실감할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진다.
지민씨를 비롯해 158명이 참사로 목숨을 잃은 지 오늘로 64일째, 이태원의 세밑은 스산하다. 광장의 시민분향소에선 유족의 흐느낌이 끊임없이 새어 나오고, 상인들은 오늘도 텅 빈 거리를 바라보며 점포 문을 연다. 매일 참사 현장 앞을 오가는 주민들, 사고 당일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소방관들, 시민분향소를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일상에서 참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다시는 전과 같을 수 없다’는 절망감이 지배하는 곳, 이태원에서 희망을 떠올릴 수 있을까. 본보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2022년을 보내는 이 순간에도 그날의 참사를 겪어내고 있는 이들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4명, 이태원 상인 14명, 주민 7명, 소방공무원 2명, 자원봉사자 1명 등 총 28명이 애도와 위로, 희망, 격려 등 저마다 다양한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스케치북에 적었다.
‘자식 팔아 장사한다’는 막말과 무단 신원공개와 같은 2차 가해가 횡행하는 상황에서도 유가족들은 의연하게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러고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워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는 국가’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나오자마자 더 깊고 어두운 불황의 늪에 빠진 이태원 상인들은 일상 회복을 간절히 원했고, 서로를 응원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는 편의점 점주도, 16년 차 신발가게 사장님도 자신의 어려움이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비할 바 아니라며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참사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주민들도 서로를 격려하는 동시에 유가족과의 끈끈한 연대를 다짐했다.
“잊지 않고 위로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 덕에 저희가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고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25)씨는 촬영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깊은 상처는 채 아물지 않았지만 연대와 관심, 공감이 함께하는 한 이태원에서도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거라며 웃어 보였다.
최주연·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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