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친구야, 어디에서 뭐 했니? 나, 토끼의 모자가 됐었어!

김정은 기자 2022. 12. 3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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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갑은 겨울마다 꼬마의 단짝이 된다.

꼬마가 새하얀 눈을 꾹꾹 눌러 눈덩이를 만들 때 왼쪽 장갑, 오른쪽 장갑은 함께 돕는다.

항상 나란히 함께했던 오른쪽 장갑이 없어 허전하다.

다음 날 아침 꼬마는 눈을 뜨자마자 오른쪽 장갑을 찾아 나서지만 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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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갑/하야시 기린 글·오카다 치아키 그림·유지은 옮김/40쪽·1만4000원·천개의바람(4세 이상)
빨간 장갑은 겨울마다 꼬마의 단짝이 된다. 꼬마가 새하얀 눈을 꾹꾹 눌러 눈덩이를 만들 때 왼쪽 장갑, 오른쪽 장갑은 함께 돕는다. 꼬마가 처음 눈사람을 만들 때도 힘을 모았다.

어느 날, 꼬마가 오른쪽 장갑을 잃어버렸다. 왼쪽 장갑은 홀로 집에 돌아왔다. 항상 나란히 함께했던 오른쪽 장갑이 없어 허전하다. 다음 날 아침 꼬마는 눈을 뜨자마자 오른쪽 장갑을 찾아 나서지만 찾지 못한다. 엄마는 꼬마에게 오른쪽 장갑을 새로 떠준다.

그사이 숲에 버려진 오른쪽 장갑은 토끼와 생쥐, 비둘기, 청설모의 이불이나 스웨터로 변신한다. 며칠 뒤 왼쪽 장갑은 숲속 나뭇가지에 걸린 빨간 무언가를 발견한다. 오른쪽 장갑이다. 늘어나고, 올이 풀려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만 두 장갑은 서로를 단박에 알아본다. 두 장갑은 다시 함께할 순 없지만,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원치 않게 변한 환경에서도 장갑들은 슬퍼하지 않는다. 되레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행복을 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털실로 만든 장갑의 무늬 하나하나를 연필로 세밀하게 묘사한 그림은 생생함을 더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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