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필즈상, 최고 유행어 ‘중꺾마’… 호랑이해 빛낸 주역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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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임인년을 장식한
‘아주말’ 인터뷰 주인공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마지막 날. <아무튼, 주말>은 올 한 해 동안 커버스토리를 통해 60여 인물을 인터뷰했다. 지난해 1면 주인공들까지 포함하면 130여 명에 달한다. 인터뷰 후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 이들도 있고, 안타깝게 별이 된 이름들도 있었다. 토요판을 빛내준 주인공들의 ‘아주말, 그후’를 정리했다.
새해 첫날 <아무튼, 주말>이 소개한 서른아홉 살 수학자 허준이 교수는 그로부터 6개월 뒤인 7월,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50년 가까이 풀리지 않았던 난제 ‘리드 추측’을 증명해 세계 수학계를 놀라게 한 인물. 어려서 시인이 되고 싶었다는 그는 “수학은 답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과 방향이 사람마다 달라도 정답은 하나”라며 “요즘처럼 의견 대립하다가 지치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어물쩍 결론 내리는 세상에선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허 교수는 서울대 졸업식에도 참석해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바란다”고 조언해 박수를 받았다.
배우 이정재는 “내가 에미상 받을 상인가”라고 묻던 아주말 인터뷰(9월 3일 자) 후 겹경사가 이어졌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지난 28일엔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영화 ‘헌트’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도 받은 그는 현재 영국에서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를 촬영하고 있다.
롤드컵 우승자 데프트(12월 3일 자)는 올해 최고의 유행어를 남겼다. 그가 대회 중에 말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 원동력이 되면서, 요즘 각종 광고와 소셜미디어를 휩쓸고 있는 중이다.
82일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지현(10월 8일 자)은 내년 1월 3일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이라는 에세이를 출간한다.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민주당과 팬덤 정치의 폐해를 끊임없이 비판하고 있는 박지현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과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뽑은 ‘올해의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로 불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주역 김경율 회계사(2021년 10월 2일 자)는 올해 대장동 미스터리를 전격 해부한 책 ‘맞짱’을 출간했다. 그의 공론화로 김만배, 남욱, 유동규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이 구속 수사를 받았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검찰 조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참여연대 주역에서 촛불정권 저격수로 변한 자신의 인생을 담은 ‘회계사 김경율의 노빠꾸 인생’도 올해 출간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고발한 책을 낸 김잔디(필명)씨도 아주말과 단독 인터뷰(1월 29일 자)했다. 인터뷰 당시 “나를 향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던 그는 여전히 법정 공방을 벌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를 응원하는 여론은 커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등에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고, 서울행정법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부하 직원을 성희롱했다고 판단한 인권위원회 결정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김잔디씨를 대리한 김재련 변호사(2021년 4월 17일 자)는 “판결엔 ‘망인이 어떤 해명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피해자의 피해를 철저히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볼 여지가 많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한국 사회에선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사망하면 지지자들이 미안하다면서 결집하는데 여기에 일침을 가한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 회복에 앞장선 공로로 지난 26일 대한변호사협회 선정 ‘우수변호사’에 뽑혔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인 강양구 기자(2021년 10월 30일 자)는 TBS 사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그동안 TBS는 ‘김어준의 뉴스 공장’이라는 ‘마약’에 취해 있었다.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가짜 뉴스 유포에도 스스럼이 없는 김어준씨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특정 팬덤에 힘입어 청취율 1위 등의 성과를 올리는 것에 마냥 취해 있었다”며 “이제라도 공영방송으로서 본분을 되살려 서울시민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튼, 주말>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은 국민대표들도 만났다. 절단 장애를 극복하고 피트니스 선수로 우뚝 선 김나윤씨(5월 21일 자)는 지난해 9월 국내 최고 권위 대회 ‘WBC 피트니스 월드 보디 클래식’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4관왕에 올랐다. 맞춤 양복 전문점 ‘페르레이’ 손미현 대표는 기사(5월 28일 자)가 나간 뒤 “윤 대통령 팬들에게 엄청나게 항의를 받았다”며 웃었다. “아무리 대통령님이 넉넉한 바지통을 선호해도 그렇지 보기 흉하지 않으냐” “대통령님 양복 바지 통 좀 줄여주라”는 전화가 쏟아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과 취임식에 입은 양복을 지은 손 대표는 “살이 빠지셨는지 바지뿐 아니라 재킷도 헐렁해 보인다”며 “TV에서 볼 때마다 수선해드리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하다”고 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2월 19일 자)는 81세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본 교토에 있는 닌텐도 구(舊)사옥을 호텔로 리노베이션하는 등 본업인 건축 설계는 물론, 각종 전시와 강연도 열정적으로 해내고 있다. 내년 1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크레아퇴르 디자인 어워즈의 앙드레 퓌망 공로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자신의 그림을 훼손한 아이를 ‘봉황’이라 품은 한국화 거장 박대성(2021년 6월 12일 자)은 올해 세계 관객을 품었다. 지난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 그가 그린 경주 불국사의 설경이 걸렸다. 화백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잘 해내는 것이 현대미술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1월 23일 자에 소개한 박지성은 카타르월드컵 SBS 해설위원으로 맹활약하며 일취월장한 해설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아내인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이자 유튜브 ‘만두랑’ 운영자는 아주말에 ‘김민지의 런던매일’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런던 통신을 전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6월 25일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많은 분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11월 이례적으로 성동구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는데, 이재명 대표는 “(성동구의) 모범적 행정을 다른 지방정부들도 많이 벤치마킹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전국 지자체 협의기구인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공동회장,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등에 선출됐다.
8월 13일 자에 소개된 하이브 프로듀서 피독과 안무가 손성득은 ‘방탄소년단 제1막, 그 이후’를 진행 중이다. 피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BTS 리더 RM의 앨범 ‘인디고’는 ‘빌보드 200′ 3위에 올랐다. 한국 솔로 가수 중 최고 기록이다.
“모나리자를 보러 루브르박물관에 가듯 반가사유상을 보러 세계인들이 우리 박물관을 찾게 하겠다”던 민병찬 전 국립중앙박물관장(2021년 12월 4일 자)의 포부는 현실이 됐다. 반가사유상 두 점만을 위해 그가 조성한 ‘사유의 방’에는 지금까지 65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연상호감독(6월 4일 자)은 배우 강수연의 유작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후반 작업을 마치고 다음 달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다.
‘달리는 응급실’로 불리는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의 주역 노영선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3월 2일 자)는 한국YWCA연합회가 주관하는 제20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젊은 지도자상’을 받았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돼 구속됐던 스타 소설가 이인화는 장편소설 ‘2061년’을 들고 돌아와 인터뷰(2021년 3월 6일자)했다. 구치소에서 파는 360원짜리 초록색 노트에 써내려간 소설이었다. 1인 출판사를 차려 책을 출간하던 그는 올해 8월1일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이라는 새 명함을 팠다. 박사급 연구원만 60여명인 이 지역 최대 싱크탱크다.
2021년 1월 2일 자에 ‘눈물 한방울’ 연재를 시작한 이어령 선생은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올해 2월 26일 별세했다. “죽음이 목전에 와도 글을 쓰겠다”던 투지로 병상에서 써 내려간 글과 삽화는 사후 ‘눈물 한방울’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베스트셀러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의 저자로 홍보 업계 전설로 불린 조안 리는 <아무튼, 주말> 인터뷰(8월 27일 자)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녀 안젤라 킬로렌 CJ ENM 아메리카 대표는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너무나 어머니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정리=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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