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02] Tell me something I can hold onto forever and never let go
“죽음과 주사위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Death and the dice level all distinctions.)” 영국의 극작가 사무엘 푸트의 말이다. 누구나 죽음을 맞기에 삶이 소중하고 죽음이 평등한 것이지만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겐 삶과 죽음이 어떤 의미일까?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e∙2015∙사진)’의 영원히 늙지 않는 몸이 된 주인공 아델라인의 이야기다.
아델라인 마리 보우먼(블레이크 라이블리 분)은 1908년에 태어났다. 평범한 삶을 살던 아델라인은 어느새 나이가 차 클라렌스 프레스콧이라는 남자와 결혼하여 딸 플레밍(엘렌 버스틴 분)을 낳고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남편을 잃고 자신도 얼음물에 빠져 사망한다. 이때 차에 번개가 떨어져 기적적으로 소생하고 영원히 늙지 않는 몸이 되어 버린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아델라인에게 엘리스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이 남자는 책 ‘하얀 협죽도’ ‘민들레 와인’ ‘데이지 밀러’를 선물할 정도로 로맨틱하고 센스가 좋은 남자다. 둘은 데이트를 하게 되고 엘리스는 아델라인에게 이탈리아 격언을 하나 말해준다. “햇수, 연인, 와인 잔은 절대로 수를 세지 마라(Years, lovers, and glasses of wine. These are things that should never be counted).”
평생 늙지 않고 많은 연인을 떠나보낸 아델라인에겐 더욱 와닿는 말이다. 사랑에 빠진 아델라인, 그녀는 이 남자도 언젠가는 자길 두고 죽을 것을 안다. 아델라인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엘리스에게 슬픈 눈으로 말한다. “내가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말을 해줘요(Tell me something I can hold onto forever and never le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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