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빛낸 ‘꺾이지 않은 사람들’… 월드컵대표팀-허준이-젤렌스키 등
김기윤 기자 2022. 12. 31. 03:00
[동아일보 선정 올해의 인물]
굿바이 2022… 새해에도 ‘중꺾마’
끝까지 꺾이지 않고 새 희망 일궈내
올해의 인물
“근거없는 자신감이 큰 힘 됐다”
필즈상 허준이 교수, 국민에 희망
굿바이 2022… 새해에도 ‘중꺾마’
끝까지 꺾이지 않고 새 희망 일궈내
돌이켜보면 유독 힘든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를 여전히 공격했고, 전쟁 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 고통을 받았고, 이태원에선 158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꺾이지 않은 사람들’의 의지는 우리에게 기적과 감동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꺾이지 않은 사람들’의 의지는 우리에게 기적과 감동을 가져다줬다.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단 9%의 확률을 뛰어넘고 16강에 진출했다. 지하 190m 막장에 갇혔던 광부 2명은 221시간 동안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생환했고, 허준이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모두 ‘기적’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순간이었다.
해외에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사 항전 의지가 세계를 감동시켰다. 불의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난 중국과 이란의 시위대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해외에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사 항전 의지가 세계를 감동시켰다. 불의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난 중국과 이란의 시위대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이들 덕분에 우리의 입에는 ‘기적’과 ‘감동’이란 단어가 계속 오르내렸다. 2023년을 앞둔 우리가 “당신들 덕분에 시련 속에서 한 발 더 내디딜 힘을 얻었다”고 그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유다.
9% 확률 뚫고 월드컵 16강… 매몰 탄광서 9일만에 생환
올해의 인물
“근거없는 자신감이 큰 힘 됐다”
필즈상 허준이 교수, 국민에 희망
이달 3일 축구대표팀의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한국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16강 진출 확률에 따르면 한국은 9%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늘 그래왔던 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에 2-1로 역전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환희의 순간 선수들은 태극기를 펼쳐 보였다. 태극기에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꺾마’는 기적과 불굴의 의지, 희망을 뜻하는 올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 필즈상과 봉화의 기적
환희의 순간 선수들은 태극기를 펼쳐 보였다. 태극기에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꺾마’는 기적과 불굴의 의지, 희망을 뜻하는 올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 필즈상과 봉화의 기적
올 7월 필즈상을 수상한 허 교수는 고교 1학년을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갔다. 대학 3학년에야 뒤늦게 수학에 눈을 떴지만, 필즈상의 영예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안았다. 허 교수는 모교인 서울대 강연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목표를 변경하도록 돕기도 하고 기존 목표를 향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면서 인생을 끝까지 잘 살아낼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되더라”라고 했다. 허 교수에겐 꺾이지 않는 마음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던 셈이다.
광부 박정하 씨(62)는 ‘막장’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올 10월 26일 박 씨는 경북 봉화 아연광산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 고립됐다. 이들이 살아 돌아오리란 걸 기대한 이는 별로 없었지만, 박 씨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9일 만에 다시 빛을 본 박 씨는 역경에 빠진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희망을 잃지 않으면 한 줄기 빛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그 증거입니다.”
○ 꺾이지 않는 의지
○ 꺾이지 않는 의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4)란 이름은 유명하지 않았다. 코미디언 출신이란 독특한 이력에 주목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하지만 전쟁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는 수도 키이우에 상주하며 항전을 주도했다. 그가 내내 입은 카키색 티셔츠는 저항 의지의 상징이 됐다.
11월 24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아파트에서 화재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진화 및 구조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반발과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공안이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구호가 적힌 피켓을 압수하고 탄압하자 시민들은 백지를 들고 ‘무언의 항의’를 이어갔다. 중국은 결국 이달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가 9월 16일 의문사한 뒤 시작된 반정부 시위도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고, 적법한 재판 절차조차 없이 체포한 사람들을 사형에 처했다. 인권단체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로 507명이 숨졌다. 그중 69명은 미성년자다. 그럼에도 시위대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세계 곳곳에서 연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24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아파트에서 화재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진화 및 구조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반발과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공안이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 구호가 적힌 피켓을 압수하고 탄압하자 시민들은 백지를 들고 ‘무언의 항의’를 이어갔다. 중국은 결국 이달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가 9월 16일 의문사한 뒤 시작된 반정부 시위도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고, 적법한 재판 절차조차 없이 체포한 사람들을 사형에 처했다. 인권단체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로 507명이 숨졌다. 그중 69명은 미성년자다. 그럼에도 시위대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세계 곳곳에서 연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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