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제도 옹호’ 보수주의는 어떻게 형성되었나

김신성 2022. 12. 31. 01: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자는 비교적 짧은 200쪽짜리 책을 통해 보수주의가 어떻게 형성되고 부상했는지, 지금껏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극복해왔는지, 현재 또다시 직면한 도전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보수주의의 어제와 오늘, 혹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이래 서구 세계가 어떤 정치적 문제들과 씨름을 벌여왔는지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보수주의자에게 인간은 의무를 진 채 태어나, 지혜라는 소중한 유산을 간직한 제도와 전통들에 복종하는 존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룻밤에 읽는 보수의 역사/로저 스크루턴/이재학 옮김/돌밭/1만8000원

저자는 비교적 짧은 200쪽짜리 책을 통해 보수주의가 어떻게 형성되고 부상했는지, 지금껏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극복해왔는지, 현재 또다시 직면한 도전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보수주의의 어제와 오늘, 혹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이래 서구 세계가 어떤 정치적 문제들과 씨름을 벌여왔는지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로저 스크루턴/이재학 옮김/돌밭/1만8000원
보수주의자에게 인간은 의무를 진 채 태어나, 지혜라는 소중한 유산을 간직한 제도와 전통들에 복종하는 존재다. 그러한 전통과 제도가 없는 자유의 행사는 인간의 권리와 자격을 증대하기보다 그것들을 파괴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인간이 이성의 활용을 통해 좋은 효과를 거두려면 이성이 아니라 다른 무엇에 토대를 둔 관습과 제도들이 필요하다. 이 같은 통찰이 아마도 인간이라는 종족의 자기 이해에 보수주의가 기여한 가장 주요한 부분일 것이다.

“사회주의 계획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려는 취지로 모든 제도와 심지어 언어까지 자신의 목적에 맞게 동원한다. 예를 들어, 사회주의 경제 계획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강제된 경제적 평등을 ‘사회 정의’로 묘사한다. 자유로운 합의로 얻어진 자산을 부당하게 징발해야만 계획이 달성되는데도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고, 로마법을 요약하며 도미티우스 울피아누스가 설명한 대로 정의의 진정한 의미는, 각자에게 자신의 몫을 주는 일이다. 그러나 ‘사회적’이란 교활한 단어가 ‘정의’의 의미를 빨아 없앤다. 사회적 정의는 정의의 형태가 아닌 도덕적 부패의 한 형태다. 그것은 무책임한 행동을 하거나 자신과 가족의 안녕을 게을리하고, 협정을 깨거나 고용주들을 기만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행위다.”

이 같은 이야기들을 설득력 있게 전하기 위해 저자는 보수주의가 태동한 영국, 이를 승계한 미국은 물론 독일과 프랑스 등 서구의 정치 철학자들을 두루 섭렵했다. 그리고 그들이 시대별로 맞닥뜨린 과제들과 씨름한 결과물을 간략하게 정리해 제시했다. 따라서 이 책의 양은 소박하지만 담고 있는 사상의 폭과 깊이는 방대하다.

저자는 일찍이 보수주의 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1968년 파리에서 학생시위를 목격하면서, 당시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대표되는 반문화 운동에 맞서 서구문명의 전통적 가치를 옹호하는 보수주의에 경도되었다. 1982년 정치잡지 ‘솔즈베리 리뷰’를 창간해 편집을 맡으면서, “에드먼드 버크 이후 가장 뛰어난 영국 보수주의자”로 평가받았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9~1989년에는 소련 통제하의 동유럽에서 반체제 대학들의 지하학술네트워크 설립을 후원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손꼽힌다. 전공 분야인 미학에서 그가 행한 ‘현대예술에서 미의 쇠퇴에 대한 비판’과 ‘미의 전통적 지위 회복에 대한 호소’는 많은 이의 공명을 불러일으켰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