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詩의 뜨락]

2022. 12. 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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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말은 고갯길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싶었습니다 한 땀 한 땀 구름을 꿰며 휘파람새가 지저귑니다.

말은 방금 근처에서, 따뜻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먼 세월이 한꺼번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19세에 시 '푸른 말'과 '곤충' 두 편 발표하며 작품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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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와 치카

맑은 날
말은 고갯길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싶었습니다
한 땀 한 땀 구름을 꿰며
휘파람새가 지저귑니다.
그것은 자기에게 오지 않고, 자기를 떠난 행복처럼
슬픔 울림이었습니다.
짙은 녹음으로 우거진 산들이 고요히
나아가려는 자의 앞길을 막습니다.
쓸쓸해진 그는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마른 풀처럼 뻗은 갈기가 타오르고
어디선가 같은 외침이 들렸습니다.
말은 방금 근처에서, 따뜻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먼 세월이 한꺼번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집 ‘계절의 모노클’(정수윤 옮김, 읻다) 수록

●사가와 치카 약력

△본명은 가와사키 아이. 1911년 홋가이도 요이치에서 출생. 19세에 시 ‘푸른 말’과 ‘곤충’ 두 편 발표하며 작품 활동. 제임스 조이스의 번역 시집 ‘실내악’ 출간. 1936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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