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에 내포된 ‘보이지 않는 힘’

정진수 2022. 12. 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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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소재 방수포 천으로 만든 지름 2.12m의 초대형 햄버거.

다소 기괴한 이 조형물은 등장 5년 만인 1967년 "일상적인 소재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격찬을 받으며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에서 2000달러에 판매됐다.

2.74m 크기의 케첩병 조형물을 만들어 미술관 앞에서 퍼레이드를 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미술관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왜 어떤 '작품'은 예술로 추앙받지만 비슷해 보이는 '다른 것'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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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사회학적 읽기/최샛별·김수정/동녘/2만2000원

고무 소재 방수포 천으로 만든 지름 2.12m의 초대형 햄버거. 다소 기괴한 이 조형물은 등장 5년 만인 1967년 “일상적인 소재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격찬을 받으며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에서 2000달러에 판매됐다. 작가는 스웨덴 출신 팝아트의 거장 클래스 올덴버그. 국내에서는 청계천 초입에 위치한 20m 높이의 조형물 ‘스프링’으로 친숙한 작가다. 그런데 작품이 전시된 지역 고등학생들이 ‘반기’를 들었다. 2.74m 크기의 케첩병 조형물을 만들어 미술관 앞에서 퍼레이드를 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미술관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미술관은 기부를 거절했다. “중요하고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다“는 이유에서다.

이쯤 되면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왜 어떤 ‘작품’은 예술로 추앙받지만 비슷해 보이는 ‘다른 것’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는가. 그 사이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최샛별·김수정/동녘/2만2000원
신간 ‘예술의 사회학적 읽기’는 이 답을 천재적인 작가의 범접할 수 없는 영감이나 세련된 기법, 혹은 높은 완성도라는 예술 자체를 넘어 예술 외부, 즉 사회학적 맥락에서 찾았다. 훌륭한 예술은 시대를 뛰어넘는다고 하지만, 작품이 만들어지고 향유되는 당대 사회를 떼놓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마르크스, 베버, 베커 등 저명한 사회학자의 이론도 소개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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