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서영의 별별영어]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12. 3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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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언어 학습에는 동기가 중요하다고 하지요.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외국인과 일하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 자주 가지도 않는데 영어가 필요하긴 한 걸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첫째, 어떤 분야든 최신 핵심 정보는 영어로 유통되므로 전문분야의 자료를 얻고 나누는 데 요긴합니다. 영어를 알면 누구나 많은 이슈에 대해 시각을 넓힐 수 있어요. 이를테면, “A라는 물질이 불면증에 좋대”라는 정보를 접했을 때 한국어만 가능하면 홍보성 글을 볼 가능성이 크지만 영어로 검색하면 훨씬 많은 전문적인 자료를 볼 수 있죠.

둘째, 점차 세계가 좁아져서 비대면으로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기회가 늘었습니다. 화상회의에 참석하거나 강의를 하거나 듣게 될 경우 보통 영어로 하죠. 이를 계기로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저도 외국인 학생들과 인터넷으로 전보다 더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가 즐기는 많은 매체의 원본이 영어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영화, 유튜브가 대표적인데 원어로 들으면 작품의 참맛을 느낄 수 있고 이면의 비유와 상징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죠.

넷째, 영어는 세상과 함께 호흡한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장년층도 영어를 매개로 자녀나 손주 세대와 더 잘 소통하게 되고 해외 직구나 여행을 할 때 마음이 가볍죠. 외국인 친구 사귀는 즐거움과 다른 문화에 대해 배우는 기쁨도 배가되고요.

영어를 다시 시작해 득이 됐다는 분들이 많아요. 저의 지인 K가 겪은 일을 소개할게요. 한번은 외국인 직원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자기 책임이 아니라며 구구절절 변명하기에 이렇게 말해줬대요. “I don‘t think so. That’s why you are there! (난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래서 - 그런 일 하라고 - 당신이 그 자리에 있는 겁니다)” 살짝 된장 발음이지만 사이다 발언을 하고 나니 기분 좋았답니다. 필요한 말은 하고 살아야지요.

저는 영어를 다시 시작하려는 분들이 편히 배울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 잘 배우지 못했다면 마음 편히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죠. 최신 연구 성과를 적용해 성인을 위한 효율적인 과정이 개발되도록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면 어떨까요?

지난 1년간 별별영어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영어를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invincible spirit)을 응원할게요. 멋지게 영어를 구사하며 더욱 자신 있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채서영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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