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진핑과 화상 회담... “친애하는 친구 내년 봄 러 오시라”
“지정학적 지형변화에 협력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동일한 ‘글로벌 비전’을 공유한, 공정한 세계 질서의 촉매제”라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 중심의 기존 세계 질서가 ‘불공정하다’며 양국이 이를 바꾸기 위한 긴밀한 반(反)서방 연대에 나섰음을 선언한 셈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冒頭) 발언에서 시진핑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서로 간의 유대를 과시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내년 봄에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전 세계에 러시아와 중국 간 연대의 공고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을 방문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은 이에 대한 ‘답방’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중·러 관계에 대해 “모든 시험을 딛고, 역사상 최고 상황”이라며 “두 나라는 세계 지정학적 지형 변화에 대해 같은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도 이에 대해 “중국은 어려운 세계 정세 속에서도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글로벌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0개월을 넘기며 미사일과 포탄 등 무기 부족이 심화하자 이를 지원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두 정상의 회담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개최됐는데, 올해 들어서는 세 번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 간 긴장 고조 등으로 미국·서방과 갈등이 커지자, 중·러 정상은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개전 3주 전인 지난 2월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을 직접 대면했고, 양국은 “한계 없는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은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6개월 만인 지난 9월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쟁 지속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과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을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리밍장 부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편에 선) 중국의 외교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5일 “내년에는 외교 활동을 전방위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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